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자전거 잘 타세요? 자전거를 탈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처음으로 자전거를 배운 날이 있을 겁니다. 좌우균형이 맞지 않아 뒤에서 잡아주지 않으면 불안해서 넘어져버리던...
마음의 페달도 그와 같아서 중심잡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수없이 넘어지면서 좌우 균형을 익혀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자전거를 타본 사람은 압니다. 여유만 갖는다면 머지않아 자연스럽게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왼쪽과 오른쪽 균형을 잘 잡았기에 / 우리는 오늘, 여기까지, 이만큼이라도, 왔다>는 시인의 말에 공감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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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자전거 / 안도현
너무 오랫동안 타고 다녀서
핸들이며 몸체며 페달이 온통 녹슨 내 자전거
혼자 힘으로는 땅에 버티고 설 수가 없어
담벽에 기대어 서 있구나
얼마나 많은 길을 바퀴에 감고 다녔느냐
눈 감고도 찾아갈 수 있는 길을 많이 알수록
삶은 여위어가는 것인가, 나는 생각한다
자전거야
자전거야
왼쪽과 오른쪽으로 세상을 나누며
명쾌하게 달리던 시절을 원망만 해서 쓰겠느냐
왼쪽과 오른쪽 균형을 잘 잡았기에
우리는 오늘, 여기까지, 이만큼이라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