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한국어 어렵지만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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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어렵지만 재밌어요”

기사입력 2013.10.1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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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드라마와 K-Pop을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인도네시아 수강생과 김은실 강사(왼쪽).

“’한국말 잘해요’라고 했는데, 저는 ‘한국말 사랑해요’로 들렸어요”

본지는 한글날을 앞두고 지난 7일 자카르타 시내 중심에 있는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을 찾았다. 

밤 8시 가까이 됐는데,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어를 공부하는 인도네시아인 수강생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했다. 세종학당에서 1년 넘게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이들은 ‘노래와 영화로 배우는 한국어’라는 수업을 듣고 있었다. 

2011년에 개원한 자카르타 세종학당은 초급과 중급 그리고 노래와 회화반 등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한 기수에 12주씩 총 48시간을 수업하고 있다.

개원 이후 현재까지 2,100여명이 한국어 과정을 수료했고, 지난 9월 23일부터 시작한 9기 수업에 총 551명이 수업을 듣고 있을 만큼 한국어를 배우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어를 배우는 많은 외국인들처럼 이날 만난 수강생들도 대부분이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리스까(공무원. 24) 씨는 인도네시아오픈 배드민턴대회에 갔다가 이용대 선수를 만나서 한국말로 인사를 했더니, 이 선수가 “’한국말 잘해요… 잘해요’라고 대답했는데, 그 말이 순간적으로 ‘한국말 잘해요… 사랑해요’로 들렸다”고 수줍게 말했다. 

룰루(회사원. 28세) 씨는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로 시간이 남아서 외국어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회사와 가까운 곳에 한국문화원이 있어서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를 배우면서 회사 고객 중 한국인들을 더 친근하게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 "얼굴막기 잘하죠" 인도네시아 태권걸 린땅 씨가 인터뷰 중 품새 시범을 보이고 있다.

2년째 우리말을 배우고 있다는 뿌뜨리(UI 재학생. 비서학. 21) 씨는 드라마 속 인물들이 말을 빨리 하고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며 약어를 사용하는 경우에 듣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말을 계속 배우는 이유를 묻자, 그는 장학금을 받아서 한국에 유학을 가고 싶어서라고 부끄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인하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왔다는 랜디(대학생. 23세) 씨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한국어가 많이 늘었다며, 한국에 다시 가고 싶고 한국어도 유창하게 말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어를 배우면서 어떤 점이 어려우냐고 묻자, 누리(회사원. 26세) 씨는  ‘ㅓ’와 ‘ㅡ’를 구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어는 ‘ㅓ’와 ‘ㅡ’의 구별이 명확한 반면 인도네시아어는 ‘ㅓ’ 또는 ‘ㅡ’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아서 한국인들도 인도네시아어를 배울 때 이 부분을 힘들어 한다.

린땅(대학 강사. 27세) 씨는 드라마를 보고서 ‘이 남자 멋있어요’라고 말해야 하는데 ‘이 남자 맛있어요’라고 말해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랜디 씨는 서울에서 만난 아줌마가 “아이들처럼”이라고 말했는데 “아이돌처럼”이라고 들렸다며 모음을 구별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끄(회사원. 26세) 씨는 한국어 문법이 어렵다며, ~밖에 그리고 ~이나 등의 사용법, 두음법칙, ‘ㄹ’과 ‘ㄺ’ 받침 구별하기 등이 어렵다고 말했다.

▲ 지난 9월 19일 열린 추석 잔치 때 세종학당 수강생과 그들의 친구 등 100여 명이 참가해서 강강술래 등 전통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김은실 강사는 인도네시아인들이 러닝맨을 보면서 전통놀이를 익힌 뒤여서 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년 전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할 당시, 이끄 씨는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상태로 가서 영어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했다며, 다시 한국에 가서 한국어로 말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날 태권도 품새 시범까지 보여준 린땅 씨는 태권도를 좋아해서 빨간띠까지 땄고, 힙합 댄스 같은 한국의 거리 춤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리스까 씨는 인터뷰 말미에 “~요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아직 존댓말이 익숙하지 못해요”라고 한국식 예의를 갖춰 말했다.

김은실 세종학당 강사는 "자카르타 세종학당은 한국문화원 내에 있어서 교실과 시설이 좋다"라고 말하면서 “수강생들이 한국문화원까지 왕복하는 데 1시간에서 최대 4시간까지 걸리지만 거의 결석하지 않는다”고 수강생들의 열의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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