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규모 인도네시아 강 복원사업 진출 발판 마련
ODA 자금 함께 투입... ‘정부합동 원조사업’ 좋은 모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한복판을 흐르고 있는 찔리웅강의 오염된 수질 개선을 위해 한국의 환경정책과 기술이 그간 쌓은 경험을 100% 활용한 시범사업이 물꼬를 텄다.

환경부는 3일 자카르타에서 한국 대표단과 인도네시아 환경부 장관, 공공사업부 장관, 종교부 장관, 자카르타주지사 등 양국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칠리웅강 수질개선을 위한 복원 시범사업’ 착수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칠리웅강 복원 시범사업’은 한국 환경부, 인도네시아 환경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약 900만 달러의 예산을 공동으로 투자해 칠리웅강 본류 중 이스띠끌랄 사원 주변 약 300m 구간의 하천을 2015년까지 3년 동안 복원하는 사업이다.

찔리웅강은 1100만 자카르타 시민의 식수원이지만 지난 30여 년간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속에 하천변에 방치된 폐기물과 미처리된 생활오폐수가 지속적으로 유입,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이 200㎎/ℓ 이상으로 하천의 생태기능이 거의 상실된 상태다. 

특히, 시범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된 이스띠끌랄 사원은 동남아시아 최대 이슬람 사원으로 매년 7만 여명의 참배객들이 방문하는 자카르타의 명소이며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정관계 인사들이 매년 5회 이상 기도를 위해 방문하는 곳이다.


한국대표단은 이와 같은 찔리웅강의 오염된 수질을 장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추진된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약 500㎥/일 규모의 하수처리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공무원들의 정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환경교육센터와 시민들을 위한 수변공간도 마련한다.

정부는 이러한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향후 약 10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13개강 복원사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국내 물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환경시장 진출에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인도네시아 환경부가 한국의 하천복원 기술과 경험을 인도네시아 강 수질 복원사업에 활용하기 위한 협력사업을 추진할 것을 2011년 5월 한국 정부에 공식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이후 양국 환경부가 2011년 12월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 주요 13개 강 복원을 위한 포괄적 이행약정서에 양국 서명하면서 구체화됐다.

또 시범사업은 양국 환경부의 자금뿐 아니라 주인도네시아 대사관과 외교부의 협조를 통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ODA 협력 자금도 함께 투입돼 ‘최초의 정부합동 원조사업 형태’라는 좋은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은 “이번 착수식은 20년 이상 축적된 대한민국의 우수한 하천 수질 복원 정책과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하며 “향후 우리나라의 우수한 물 기업들이 세계 환경시장에서 선진국의 물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범사업 착수식에 앞서 유영숙 환경부 장관과 인도네시아 발따자르 깜부아야 환경부 장관은 찔리웅강 주변 마을을 방문해 어린이들을 격려하고 축구공 등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