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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수미트로노믹스’로 고도 경제 성장 꿈꾸는 프라보워

기사입력 2025.10.1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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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트로노믹스’로 고도 경제 성장 꿈꾸는 프라보워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발행인 / 한인뉴스 논설위원


인도네시아 경제정책의 기조가 크게 바뀌고 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보수적 재정정책을 고수해 온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공격적 확장재정정책을 지지하는 푸르바야 유디 사데와를 기용했다. 이는 긴축에서 성장 중심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프라보워 정부가 내건 연 8% 고도 성장 전략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다.

 

이 전략의 사상적 뿌리에는 프라보워 대통령의 부친, 수미트로 조요하디쿠수모(1917~2001)가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 최초의 경제학 박사로, 수카르노와 수하르토 정부에서 재무·산업·무역 장관을 역임하며 산업화와 무역정책, 전략적 경제계획을 주도했다. 그 공로로 ‘현대 인도네시아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린다.

 

그의 이름을 딴 수미트로노믹스(Sumitronomics)는 세 가지 축에 기반한다. △고도 경제 성장: 산업화와 고부가가치 부문을 통한 경제 확장 △공정한 분배: 중산층 육성과 농어촌 개발, 고용 창출 △국가 안정: 정치·사회적 균형을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한 발전 등이다. 수미트로 박사는 또한 협동조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토지개혁과 산업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유방임을 거부하고, 정부가 낙후 지역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생산과 투자를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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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에서 연설하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프라보워 대통령 페북]

 

푸르바야 신임 장관은 이러한 수미트로의 경제 철학을 토대로 예산정책을 내놓았다. 2026년 국가예산안은 성장의 촉매제로 설계되어 민간 부문의 활력을 높이고 소비자 구매력을 확대하며, 고용 창출에 중점을 둔다. 농업·제조업·관광 같은 회복력 있는 산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자원 다운스트리밍(고부가가치화)과 특별경제구역(SEZ) 투자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속 인도네시아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누적 잉여 재정자금(SAL)을 활용해 은행 시스템에 대규모 유동성을 투입하는 확장재정정책도 병행한다. 이는 스리 물야니 전 장관이 국가 경제 위기에 활용하기 위해 준비한 ‘비상자금’(rainy-day fund)을 성장 촉진 수단으로 전환하는 급진적 조치다. 정부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에 예치된 약 500조 루피아 규모의 유휴 현금 중 200조 루피아를 국영 은행을 통해 시중에 공급, 통화 유동성을 확대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방침이다.


수미트로노믹스의 현재적 의미

 

친정부 성향의 경제 전문가들은 수미트로노믹스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아리 꾼쪼로 전 인도네시아대학교(UI) 총장은 “수미트로의 경제 구상은 오늘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헤쳐 나가는 데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정책 결정에서 협상력과 근거 기반의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아흐마드 에라니 유스티카 부통령 보좌관도 “실업, 농촌 저개발, 불평등 문제 속에서 수미트로의 사상은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의 동생 하심 조요하디쿠수모는 최근 국부펀드 다난타라(Danantara)와 관련, “아버지가 40년 전 제안했지만 실현하지 못한 꿈을 이제 프라보워 대통령이 현실로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프라보워 정부의 경제정책은 매력과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다. 장점으로는 △고도 경제 성장을 향한 국가 비전을 명확히 제시 △산업화·다운스트리밍 전략으로 부가가치 제고 △협동조합·중산층 강화를 통한 사회 기반 확충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면 단점으로는 △8% 성장 목표의 과도한 낙관성 △비상 재원인 SAL을 대규모로 투입할 경우 미래 재정 여력 축소 우려 △물류 병목, 규제 복잡성, 법적 불확실성 같은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성장의 지속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 지적된다.


수미트로노믹스, 약일까 독일까

 

프라보워 대통령은 아버지 수미트로의 경제 철학을 신뢰하며 이를 국가 발전 전략의 토대로 삼고 있다. 수미트로노믹스는 인도네시아의 고도 성장을 지탱하는 나침반이지만, 동시에 단기적 부양책과 장기적 재정 건전성 사이의 균형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SAL을 활용한 부양책이 당장 경제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인도네시아가 미래에 운신할 여지를 좁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무료 급식 프로그램 같은 장기적인 재정 압박 요인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스리 물야니 전 장관이 약 500조 루피아를 저축한 결정은 단순히 비축이 아니라 선견지명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도네시아가 ‘성장·분배·안정’의 세 축을 충족하며 장차 선진국 문턱에 오를 수 있을지는 향후 프라보워 정부의 선택과 실행력에 달려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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