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칼럼] 인니 대량 실업 현실화… 제조업 경쟁력 강화 지원 절실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칼럼] 인니 대량 실업 현실화… 제조업 경쟁력 강화 지원 절실

기사입력 2025.05.12 11:4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인도네시아 대량 실업 현실화… 제조업 경쟁력 강화 지원 절실

글: 신성철 발행인

 

인도네시아 제조업이 최근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대규모 해고, 잇따른 공장 이전, 수출 실적 악화라는 삼중고가 덮친 것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라는 거대한 파도에 더해, 인도네시아 경제의 취약한 내부 구조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이중 충격이 겹쳐 발생한 결과다.


지난 4월 2일, 미국 정부가 인도네시아 수입품에 최대 32%의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 부과를 예고하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90일의 유예 기간이 주어졌지만, 시장은 이미 냉담하게 반응하고 있다. 고용 불안은 현실로 나타났고, 그 파장은 제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이대로 방치할 경우 오는 7월까지 최대 15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섬유, 전자, 서비스업까지… 산업 전반에 드리운 구조조정의 그림자


인도네시아노동조합총연맹(KSPI)의 통계에 따르면, 이러한 위기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불과 올해 1~2월 두 달 동안 6만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해고 인원과 맞먹는 수치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러한 해고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섬유 기업인 PT 스리텍스와 PT 카르야미트라 부디센토사, 신발 제조업체 PT 아디스 디멘션 풋웨어, 일본계 전자업체 PT 산켄 인도네시아 등이 이미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거나 공장 폐쇄를 결정했으며, 요식업 등 서비스업도 경영악화에 따른 디지털화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고용을 줄이고 있다.


기업들은 한목소리로 어려움을 호소한다. "수출 주문은 눈에 띄게 줄었고, 물류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으며, 정부 규제는 오히려 더욱 강화되었다"고 토로한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 예측 불가능한 세금 정책, 만연한 부정부패로 인한 간접 비용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인도네시아는 더 이상 '값싼 생산 기지'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흐름 속에서 인도네시아 제조업은 경쟁력을 잃고 점차 도태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산업부는 2024년 한 해 동안 11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주장하며, 새로운 공장 설립과 투자 유치를 통해 상황을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 수치는 공식 부문과 비공식 부문을 모두 합산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실질적으로 노동자들에게 안정적인 소득과 사회보장을 제공하는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 창출은 극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문제는 제조업에서 밀려난 노동자들이 대부분 사회적 안전망이 부재한 비공식 경제 영역으로 유입된다는 점이다. 노점, 오토바이 택시, 온라인 판매, 일용직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은 불안정한 고용 환경과 낮은 소득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2024년 기준, 인도네시아 전체 노동자의 57.95%가 비공식 부문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고용 수치 이상의 심각한 의미를 내포한다. 이는 곧 국가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내는 명백한 지표인 것이다.

 

경제개발재정연구소(INDEF)의 안드리 누그로호 박사는 "비공식 부문은 일시적인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지대 역할은 할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제조업의 위기는 실업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 저하, 세수 감소, 사회 불평등 심화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미국발 관세는 촉매제, 근본 원인은 취약한 경제 구조


이번 인도네시아 제조업 위기의 직접적인 촉매제는 미국의 고율 관세이지만, 그 근본적인 원인은 오랜 기간 누적되어 온 인도네시아 경제 구조의 취약성에 있다. 낮은 부가가치 산업 구조, 과도한 규제, 불투명한 세제 시스템, 그리고 팬데믹 이후 제대로 회복되지 못한 소비심리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다. 여기에 더해 불안정한 국제 정세까지 겹치면서 인도네시아의 산업 생태계는 생존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이미 해고 사태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 구성을 요구했으며, 프라보워 대통령 또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단순히 조직 하나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재정 지원, 예측 가능한 세제 개편,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법적 확실성과 인센티브 제공이다.


신타 캄다니 인도네시아경영자협회(Apindo) 회장은 정부에 다섯 가지 핵심 제안을 내놓았다. △불필요한 규제 완화 △노동집약적 산업에 대한 법적 확실성 보장 △현실에 부합하는 최저임금 제도 운영 △행정 절차 간소화 △외국인 및 국내 투자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확대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제안들은 일회성 미봉책이 아닌, 인도네시아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들이다.


향후 90일 동안 인도네시아 정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 유예를 발판 삼아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 그러나 관세 유예는 단기적인 시간 벌이에 불과하며, 구조적인 문제 해결은 오롯이 인도네시아 정부의 몫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추상적인 '일자리 창출' 슬로건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실제로 일할 수 있는 건실한 공장과 기업을 지켜내는 것이다. 해고당한 노동자들이 불안정한 비공식 부문으로 내몰리지 않고, 다시 '정상적인 일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고용 정책의 핵심이다. 수출과 고용이라는 두 개의 엔진이 동시에 멈춰 설 위기에 처한 지금, 인도네시아 정부의 현명한 선택은 곧 수많은 국민의 생존과 직결된다. 실업은 단순한 통계 숫자가 아닌, 개개인의 삶과 가족, 그리고 공동체의 위기를 의미한다. [끝]


<저작권자ⓒ데일리인도네시아 & www.dailyindonesi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