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신성철] “인도네시아 외교력의 지평을 넓히는 프라보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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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인도네시아 외교력의 지평을 넓히는 프라보워”

기사입력 2024.12.0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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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외교력의 지평을 넓히는 프라보워”

글: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발행인 / 한인뉴스 논설위원 


지난 10월 20일 취임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아세안을 넘어 글로벌을 지향하는 외교 전략을 천명했다. 이날 프라보워 대통령의 취임 연설은 인도네시아의 미래 외교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제3차 세계대전을 경고하면서 ‘군사동맹 반대’와 ‘식민지화 반대’ 및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외교’(Independent & Active Foreign Policy)를 강조했다. 하지만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이 반복했던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대신 ‘좋은 이웃 정책’(Good Neighbor Policy)을 외교 정책의 기반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천 명의 친구는 부족하고, 하나의 적은 너무 많다"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인도네시아 외교의 미래를 한마디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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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프라보워 대통령 페이스북]

 

역사를 통해서 인도네시아 외교정책을 살펴보면, 신생 독립국 인도네시아 공화국의 모하마드 하타 초대 부통령이 제시한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외교정책’이 시작이며, 지금까지도 인도네시아 외교의 근간이 될 만큼 유효하고 명확하다. 인도네시아는 지금까지 글로벌 쟁점, 다자주의, 국제분쟁 중재 등 중견국 외교를 펼치면서 외교력을 과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냉전시대에도 미국과 소련에 치우치지 않는 비동맹운동의 이정표라고 할 수 있는 반둥회의(Bandung Conference 또는 Asian-African Conference)를 1955년 자국의 반둥에서 개최해 비동맹의 주도적인 역할을 자임했다. 반둥회의의 목적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수립하고, 냉전 상황에서 중립을 지키며, 각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약소국을 지배하려는 강대국의 식민주의를 반대하는 것이다.


1998년 수하르토 대통령 퇴진 이후 개혁시대라는 큰 변화를 겪은 인도네시아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정부 시기에 국력이 신장되면서 주요20개국(G20) 회원국이 됐으며, 이슬람 세계와 서구사회를 연결하는 중재자 역할을 수행했다. 또 발리민주화포럼(Bali Democratic Forum)을 설립해 개발도상국에 민주주의를 전파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외교정책을 전망하려면 먼저 프라보워의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1951년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 유력 가문의 네 자녀 중 셋 째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수미트로 조요하디꾸스모는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정치인으로 수카르노와 수하르토 대통령 정부에서 여러 장관직을 역임했다. 아버지 수미트로가 1958년 수카르노 정권에 반대해 설립한 인도네시아공화국혁명정부(PRRI)가 실패하자, 프라보워는 망명생활을 한 아버지와 함께 어린시절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냈다. 이에 따라 프라보워는 영어를 비롯한 다양한 외국어를 구사하고 국제적인 감각이 익혔다.


프라보워는 조코위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맡으면서 행정 경력을 쌓았다. 그는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10개국 이상의 국가를 방문하며 인도네시아의 차기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 기간 중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 호주, 중동 국가 및 아세안 국가를 방문하면서 외교를 익히고 각국 지도자들과 개인적인 접촉을 했다.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개방적인 자세를 보인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물론 최근 호주와 러시아 등과 군사합동훈련을 실시하는 등 다각적인 안보와 외교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프라보워 정부의 첫 번째 내각의 외무부 조직도 살펴볼 필요도 있다. 그는 외무부 장관 선임에 있어서 전통적인 방식인 외교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고 자당인 그린드라당 출신인 수기오노(45)를 중용했다. 프라보워의 측근으로 알려진 수기오노는 직접적인 외교관 경력은 없지만 국회 외교안보위원회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만큼 초보자는 아니다. 즉 외교정책은 프라보워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전한다.


프라보워는 국내 문제에 집중한 조코위 전 대통령과는 대조적으로 외교 정책에 있어 좀더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월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과 브라질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 참석하며 국제 무대에 정식으로 데뷔했다. 다자는 물론 양자 회담도 활발히 진행하면서 동남아시아를 넘어 글로벌로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강대국과의 외교에서 프라보워 정부는 미국과의 안보 관계에 여전히 비중을 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확대하면서 균형을 맞춰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 인도네시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입을 위한 공식 절차를 추진하면서도, 브라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는 인도네시아가 브릭스(BRICs) 가입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추진하고 있는지를 강조했다. 


세계는 1945년부터 1990년까지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양극체제에서, 1991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단극체제로 전환됐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세계는 다극체제로 이행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 나라가 군사력과 경제력 및 연성권력(Soft Power) 등 갖춰야 외교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최근 전통적인 외교 중견국인 인도네시아의 경제와 군사력이 신장되고 문화적인 힘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인도네시아의 외교력은 한층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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