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조연숙] 화산과 지진의 흔적을 품은 인니 전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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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숙] 화산과 지진의 흔적을 품은 인니 전설들

기사입력 2024.10.0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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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mbanan.jpg
자바섬 중부에 위치한 쁘람바난 힌두 사원 [데일리인도네시아 자료사진]

 

글: 조연숙 데일리인도네시아 편집장

 

"돌탑이 무너지고 배가 뒤집혔다…. 화산 폭발과 지진 때문이 아닐까?" “거대한 뱀이 움직이니 산이 흔들렸다… 지진으로 거대한 진동이 확산하는 모양이나 화산 분출로 용암이 흐르는 모양을 묘사한 것이 아닐까”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전설 중 하나인 라라 종그랑(Lara Jonggrang) 이야기와 상꾸리앙(Sangkuriang) 이야기는 현실에서 화산 폭발과 지진을 설명하는 것이 아닐까?

 

인도네시아인들이 자연재해, 특히 지진과 화산 활동이 잦은 이유를 힌두교적 세계관과 접목해 이야기를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권혁래 용인대학교 교수는 인도네시아의 신화와 전설에는 자연환경의 요소가 깊이 반영됐고 힌두교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라라 종그랑 이야기와 머라피 화산 폭발

라라 종그랑 전설은 고대 자바의 반둥 왕자가 라라 종그랑 공주에게 청혼했으나, 공주는 왕자의 청혼을 피하고자 하룻밤 만에 천 개의 사원을 만들라고 요구한다. 이에 왕자는 999개의 탑을 완성하고 마지막 한 개를 남겨놓았으나, 공주가 속임수를 써서 새벽이 온 것처럼 해서 더 이상 탑을 쌓을 수 없게 했다. 왕자는 분노하여 공주를 돌로 변하게 했고, 그녀가 마지막 천 번째 사원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라라 종그랑은 쁘람바난사원(Candi Prambanan)에 있는 「두르가」상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 이야기는 전설적인 요소를 담고 있지만, 실제로 쁘람바난 사원과 머라삐 화산(Merapi Volcano)의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면, 왕자의 분노는 지진 또는 화산 폭발로 추정해볼 수 있다. 서기 856년에 중부 자바에서 큰 지진이 발생했고, 이어 1006년에 머라피 화산 대폭발이 일어났다. 역사적 기록과 고고학적 발견에 따르면 당시 지진과 화산 폭발 영향으로 이 지역의 종교 건축물들이 큰 피해를 보았다. 

 

상꾸리앙 전설과 땅구반뻐라후 화산

또 다른 인도네시아 전설로는 상꾸리앙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청년 상꾸리앙과 그의 어머니 다양숨비 사이에서 벌어진 복잡한 관계를 다룬다. 상꾸리앙은 다양숨비가 자신의 어머니임을 알아보지 못한 채 결혼을 제안했으나, 어머니는 결혼을 거절하기 위해 그에게 하루 만에 거대한 배를 만들어 달라는 조건을 건다. 상꾸리앙이 밤새 배를 거의 완성하자 다양숨비는 새벽이 온 것처럼 속여서 배의 완성을 막았다. 이에 상꾸리앙은 화가 나서 배를 뒤집었고, 이 배가 오늘날의 땅구반 뻐라후 분화구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 이야기는 분화구의 지형적 특징을 설명하기 위한 전설로 보이며, 실제로 땅구반 뻐라후 분화구는 뒤집힌 배처럼 생겼다.

 

용과 거인의 싸움, 지진과 화산 폭발

뚜안따파(Tuantapa) 전설은 아쩨 지역의 명상 도인 뚜안따파와 용 부부의 싸움을 다룬다. 용암의 흐름이 거대한 용의 움직임처럼 보였을 가능성도 있다. 뚜안따파가 용들과 싸워 승리한 후, 용들의 분노로 인해 섬이 갈라지고 지형이 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전설은 아쩨 지역의 지형, 특히 ‘따빡 뚜안따파’라고 불리는 거인의 발자국과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전투 중 용들이 갈라놓은 섬들은 '뿔라 두아'와 '뿔라우 반약'이라는 이름으로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

 

마닌자우 호수 전설

마닌자우 호수의 전설은 틴자우 산에서 시티 라사니와 이웃인 기란이 억울하게 불륜으로 몰려 산의 분화구에 던져질 위기에 처하자,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신들이 무죄이면 산이 폭발하게 해달라고 기도했고, 결국 산이 폭발하여 마닌자우 호수가 형성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마닌자우 호수가 형성된 칼데라와 화산 폭발을 설명하는 전설로 해석될 수 있다. 마닌자우 호수 (인도네시아어 : Danau Maninjau , 미낭카바우어로 "전망" 또는 "관찰"을 의미 )는 인도네시아 서수마트라에 있는 칼데라 호수로, 약 52,000년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산 폭발로 형성됐다. 부키 팅기에서 서쪽으로 36킬로미터(22마일) 떨어져 있다. 

 

맺음말

머라피 화산의 분화, 땅구반뻐라후 화산의 형성, 마닌자우 호수의 탄생은 모두 지진과 화산 활동과 같은 지각 활동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지진대와 화산대에 위치해 있어 자연재해가 빈번하며, 이러한 현상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전설로 풀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사람들은 신이나 사람이 분노해서 화산 폭발이나 지진이 일어났다고 생각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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