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안쪽에 봄이 건축된 적 있다
안이숲
이 봄을 누가 철거했을까
꽃대는 누수가 시작되었고
군데군데 금 간 잎은
눈빛이 흐려졌으며
피었던 꽃을 누가 철거했을까
당신의
내벽에서
한때 분홍이었던 나의 봄을
*시 읽기
누구나 한때 분홍이었던 봄을 기억하실런지요.
찬란했을 설렘이 있었을 그 봄!
물에 새고 금이 가고 흐려지던 날들에 안타까워 하며 시인은 '피었던 꽃울 누가 철거 했을까'라고 묻습니다
무엇이 나의 봄을 가져가게 했을지 무엇이 나의 봄을 무너뜨려지게 했는지 생각해 봅니다.
당신의 내벽에서 화려했던 봄!
누군가 철거 했을수도 있겠고 스스로 사그러들었을 수도 있겠지요.
*강인수
시인. 한양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였고, 2022년 계간<문장>에 시 ‘부재 중’이 신인상으로 당선되었다. 당선작의 제목에서 오랜 기간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1999년 자카르타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협 인니지부 재무국장과 우리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