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잠
강인수
우리 엄마 단잠 주무신다
혼자 있는 날은 쓸쓸한 것이
무섭다며
등 밝히고 주무시더니
내가 온 날부터
무서운 거 하나 없다고
쌔근 쌔근 잘도 주무신다
불면은
달빛을 몰고
와서 내게로 가득
쉿
우리 엄마 잠 깰라
뒤척이지도 못하는
나는 밤의 미이라
잠든 척
불 밝히는 전등이 되어
엄마의 꿈을 밝힌다
*시읽기
노년의 고독은 날마다 찾아 오는 밤이 무섭고 두려울 수 있습니다. 혼자 등을 켜고 잠들던 어머니는 이제 자식이 옆에 있어 편안한 잠을 청합니다. 그 옆을 지키는 시인은 몸을 뒤척이지 못하고 불면의 밤을 견디며 엄마의 꿈을 밝힙니다. 노인은 오늘 밤 무슨 꿈을 꾸고 계신걸까요???
*강인수
강인수 시인은 한양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였고, 2022년 계간<문장>에 시 ‘부재 중’이 신인상으로 당선되었다.
당선작의 제목에서 오랜 기간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1999년 자카르타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협 인니지부 재무국장과 우리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