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안
서미숙
부드러운 속살을 지키고 방어하듯
거칠고 두터운 외투를 입고
지옥의 향기를 뿜어대는 두리안
겉으로는 강하게 안으로는 부드럽게
그렇게 사는 것이 세상을 사는 지혜라고
두리안은 가르쳐 준다
사람들은 왜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픔이 슬프게 보이지 않는 것일까
가까이 다가가 보면 강인한 껍질과는 달리
비바람에 견딘 아픈 상처 고름이 되어
노랗게 변해버린 두리안의 속살
위협적이고 도전적인 삶이라도
견디다 보면 투박한 내성이 생겨
강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가르쳐 준다
*시읽기
두리안 드셔보셨나요? 천국의 맛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지옥의 맛을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가시를 보면 두터운 외투를 입은 것이 자아를 강하게 보이려는 우리의 겉모습과 같아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도 내면에는 상처와 슬픔이 있다는 것을 두리안을 통해 배워봅니다. 혹시 힘겹게 걷고 있는 분이 있다면 견뎌봅시다!!
*서미숙
1992년 아시아문학 해외공모전 산문 부문 대상으로 등단했고, 2008년 <서정문학> 수필, <문예사조> 시 부문 등단했다.
서정문학상, 재외동포문학상 시 부문 우수상 수상했다.
한국문인협회 인니지부 회장 역임하고, 현재는 한국문협 인니지부 고문과 한국수필가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산문집으로 『추억으로의 여행』, 『적도에서의 산책』, 시집 『적도의 노래』, 『자카르타에게』 등이 있다.
*강인수
강인수 시인은 한양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였고, 2022년 계간<문장>에 시 ‘부재 중’이 신인상으로 당선되었다.
당선작의 제목에서 오랜 기간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1999년 자카르타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협 인니지부 재무국장과 우리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