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경보에도 등반 허용…폭발 당시 75명 등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마라삐(Marapi) 화산 폭발로 인한 사망자 수가 22명으로 늘어났다.
6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구조 당국은 지난 4∼5일 이틀간 수색 결과 사망자 11명을 더 발견했다며 총사망자 수가 22명으로 늘어났다고 전날 밝혔다.
또 등산객 1명이 아직 실종 상황이라며 200명의 구조대원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현지에서는 마라삐 화산이 폭발 징후를 보였음에도 당국이 이를 무시하고 등반을 허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마라삐 화산에서는 2017년 폭발 때도 16명의 등산객이 등반 중이었고 이들이 고립되면서 인명 피해가 날뻔한 전례가 있었다.
당국은 최근 몇 주 동안 화산 활동이 부쩍 활발해진 것을 감지해 화산 경보(1∼4단계) 2단계를 발령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라삐 화산이 폭발할 당시 등반 허가를 받은 75명이 등반 중이었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화산관리청은 화산 경보는 발령하지만 등반 허가는 지방 당국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서부수마트라주 화산관리청은 경보 2단계에서는 온라인으로 미리 신청하면 일반인도 등반이 허용되지만 위험 구역 아래까지만 오를 수 있고, 3인 미만 등반이나 야간 등반은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의 경우 일부 등반객들이 허용된 곳보다 더 높이 올랐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허가받지 않고 산에 오른 등산객이나 인근 마을 주민들이 있을 수 있다며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마라피 화산은 지난 3일 오후 2시54분께 폭발했다.
폭발 당시 화산 정상에서부터 최고 3㎞ 높이까지 화산재가 치솟았고, 인근 마을은 화산재로 뒤덮였다. 사망·실종자 외 52명이 대피·구조됐지만 일부는 화상을 입었다.
당국은 현재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화산 분화구 반경 3㎞ 이내로 접근하지 않도록 통제 중이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는 인도네시아에는 활화산만 120여 개에 이른다. 2010년에는 중부 자바에 있는 머라삐 화산이 폭발하면서 350명 이상이 숨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