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김준규
여름이 떠나는 뒤뜰에서
낙엽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구름에 부대낀 어스름 달빛이
저녁 창가에 서성이고
소슬한 바람이 강둑을 건너간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일상의 바다
엉클어진 고뇌의 깊이를
가을의 골짜기에 가늠할까
햇볕 따갑던 여름의 끝에서
아우성치던 산 매미
메아리는 산등선에 잠기고
산자락 은은하게 피는 단풍
세월을 반추하는 중년의 미소인 듯
밤이 깊어가는 뒤뜰에서
당신의 웃음소리를 듣는다
*시 읽기
지난 11월 4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에서는 시인이자 수필가인 김준규 선생의 출판기념회가 있었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11월의 한 자락을 '가을밤'이라는 시로 감상 해 보시면 어떨까요?
돌아보면 가을은 중년의 미소를 닮았습니다.
엉클어진 고뇌를 가을의 골짜기에 여러분 젊은 날의 웃음소리와 함께 묻어보면 어떨까요?
*김준규
칠순의 나이에 등단한 시인이자 수필가 김준규 시인은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발명 사업가이기도 하다.
첫 번째 시집 <보딩패스>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시집 <낙엽의 귀향>과 수필집 <저 바람 속의 운명의 노래가>를 발표하였다.
*강인수
강인수 시인은 한양여대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였고, 2022년 계간<문장>에 시 ‘부재 중’이 신인상으로 당선되었다.
당선작의 제목에서 오랜 기간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1999년 자카르타로 이주했으며 현재는 한국문협 인니지부 재무국장과 우리시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