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조연숙] 재외 한인 언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조연숙] 재외 한인 언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기사입력 2023.05.10 01:5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재외 한인 언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조연숙 데일리인도네시아 편집장


인도네시아에 있는 한식당 입구에는 여러 가지 한국어 신문과 광고지가 놓여있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발간되기 시작한 현지 한인사회 내 신문과 광고지가 2010년대 초반까지 절정을 이루었다. 이후 인터넷 보급으로 한국 뉴스를 인터넷에서 직접 보게 되고,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확산으로 정보와 뉴스를 습득하는 통로가 디지털로 바뀌면서 한식당 입구에 놓이던 한국어 신문과 광고지가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도네시아 한인 미디어들은 한인사회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일을 보도하고 기록하는 일을 담당해 왔다. 한인회와 대사관 그리고 여러 한인 단체 활동을 알리고 한인들 시각에서 편집한 인도네시아 주요 뉴스와 사설도 다룬다. 배포 범위도 인도네시아 한인사회를 넘어 인도네시아 대학과 한국 주요 정부 부처 그리고 해외 한인회 등 다양하다.

OKJA.jpg

인도네시아 한인사회에서 전통적인 뉴스미디어로는 한인뉴스, 데일리인도네시아, 한인포스트, 자카르타경제신문,  인니투데이 등이 있고, 웹사이트로는 인도웹이 있다. 한인회와 한국대사관 그리고 민간기업과 개인들이 카카오톡, 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계정을 만들어서 직접 뉴스와 정보를 공유한다. 장한솔, 하리지선, 한유라, 이정훈, 황우중 등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한국인 인플루언서들이 있지만 이들은 한인보다는 인도네시아인이 주요 구독자이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한인 매체는 한인회가 발간하는 <한인뉴스>이다. <한인뉴스>는 1996년 7월 타블로이드판으로 시작해 6개월 후부터 책자 형태로 변경한 후 현재까지 한 회도 거르지 않고 매월 발행한다. 앞서 1975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거류민회 회보>가 발행됐고, 1994년 하반기에는 타블로이드판 형태의 <한인회보>가 발행됐다가 중단됐다. 현재 한인뉴스는 종이 책자 외에도 웹사이트를 운영한다.

 

<데일리인도네시아>는 1999년 4월<스피드넷>이라는 이름으로 뉴스레터를 발행했고, 2009년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해 지금까지 발행하고 있으며, 주간 뉴스레터 발행, 웹사이트, 밴드, 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운영한다. <한인포스트>는 2005년 10월에 <한나프레스>라는 이름으로 처음 발간했고, 이후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현재 한인포스트는 종이신문, 웹사이트, 밴드를 운영한다. <자카르타경제신문>은 2012년 5월에 창간호를 시작으로 종이신문을 발행했으나, 2020년 4월에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고 온라인 신문으로 전환해 자체 웹사이트와 밴드를 운영한다.

 

가장 최근에 시작한 <인니투데이>는 2021년 1월 창간했으며 공식 웹사이트 및 밴드를 통해 뉴스를 전달한다. 경제인단체에서 발행하는 협회지도 있다. 재인도네시아한국신발협의회는 <코파의 힘>, 재인도네시아한국봉제협의회는 <코가>, 재인도네시아한국건설협의회는 <창조>를 각각 타블로이드판 월간지로 발행한다.

 

한편, OKTN(KBS World)인도네시아와 K-TV가 고국의 소식을 영상 매체로 전달했으나, 미디어 환경의 대변혁으로 문을 닫았다.

 

미디어 환경 급변과 언론의 정체성 위기

 

미디어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언론과 언론인들이 정체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 콘텐츠 제작과 송출 기술의 발달은 단순히 언론사와 언론인의 급증과 경쟁 심화를 넘어서 언론과 언론인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또한 뉴스 취재, 제작, 전송의 기술적 진보는 사건이 발생하는 현장에서 기자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소형 카메라로 현장을 촬영할 수 있어서 사람이 가는 곳에 카메라도 간다. 드론을 활용한 무인 촬영으로 사람이 직접 못 가는 곳까지 카메라가 간다. 유튜버 혹은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로 불리는 1인 미디어 제작자들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상당수의 유튜버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수준의 정보를 동영상으로 생산해 내고 사실상 뉴스 콘텐츠를 제작하여 송출한다.

베트남전 때는 기자가 취재한 뉴스가 언론사를 거쳐서 시청자에게 도달하는 방식이었다. 걸프전 때는 미군이 브리핑한 내용을 취재기자단이 정리해서 시청자에게 위성으로 중계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우크라이나전에서는 전쟁에 참여한 사람이 드론과 보디캠(몸에 착용하는 카메라)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유튜브로 송출한 것을 시청자가 보고 있다. 기자의 필요성에 의문이 생기는 지점이다.

 

전문 직업인이 된 유튜버 중 일부는 기존 미디어의 뉴스보다 사회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유튜버가 제작한 동영상, 유튜버가 주장하는 의견을 수용하여 세상을 인식한다. 언론사의 뉴스를 보고 세상을 인식하는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는 것. 대중매체가 의식적으로 현재 이슈에 대해 대중의 생각과 의견을 설정하는 의제(Agenda) 설정 기능, 프레이밍(Framing) 효과, 프라이밍(Priming) 효과를 유튜브가 대체하고 있다.


재외 한인공동체에서 한국어 미디어의 역할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의 한동섭 교수는 재외한인 언론이 정보 제공과 한인사회 내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결속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25일 세계한인언론인협회(회장 김명곤)가 서울에서 개최한 '재외언론인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의 국제심포지엄에서 발제자로 나서 ‘재외 한인 언론의 기능과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재외동포에 대한 재외동포 언론의 기능에 대해, 한 교수는 정보 제공, 구심점 기능, 위기관리 기능, 교육 및 사회화, 재외동포들을 위한 의제 설정과 여론 형성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해외 한인 미디어들이 과거에는 고국 소식을 전달하는 기능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으나, 인터넷의 발전으로 재외 교포들이 직접 고국 소식을 접할 수 있게 된 만큼 이제는 현지에서 필요한 뉴스를 취사선택해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주한 국가에 새로 정착하는 동포들은 물론 현지에 오래 체류 중인 동포들도 언어장벽, 제도에 대한 정보 부재, 문화적 차이 등으로 인해 현지 생활이 어려울 수 있는데, 재외동포 언론이 현지의 법, 제도, 정책, 문화 등을 분석하고 해설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인공동체 내에 한인회, 종교단체, 문화단체 등이 있지만, 재외동포언론은 이들 단체보다 접근성이 좋다며, 재외공관은 물론 한인회도 공신력 있는 재외언론을 주요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인 미디어는 자연재해, 정치 사회적 소요사태 등 안전을 위협하는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재외언론은 이민 후속 세대에 문화를 전수하고 한국어를 교육하는 기능과 함께 재외동포를 위한 의제 설정과 여론 형성 기능을 한다.

 

고국인 한국에 대해, 재외한인 언론은 이민자와 유학생 등 해외 체류 한인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서 한국 중심의 구심력을 강화하고, 재외 한인사회를 조직화하고 한국과 조직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촉진할 수 있다. 재외한인 언론은 한국 문화 소개와 한국어 교육 기능 그리고 한국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을 제고하게 하는 등 해외 홍보 기능도 있다. 거주국인 인도네시아에 대해, 재외한인 언론은 거주국 다문화·소수사회(한국 동포사회) 성장과 안정화 기능을 한다.


재외한인 언론을 위한 제언

 

한동섭 교수는 재외한인 언론사와 언론인에게 향후 지속성과 발전을 위해 ▲재외한인 언론 네트워크 활성화. * pool 형성. 취재 공조 및 기사공유 ▲현지 언론 및 한국 언론, 언론 유관기관과의 업무교류 활성화 ▲사업다각화 추진 ▲현지 공관 및 기업과 협력관계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그는 재외한인 언론이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려면 충분한 인력과 기술력, 한국 정부의 지원과 업무협조가 필요하다며, 한국 정부에 재외한인 언론에 재정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재외 한국공관과 지원 및 공동 사업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현지 한국기업에는 재외한인 언론에 대한 재정지원과 광고 협조 등을 촉구했다. 한국이 이민 사회로 전환하고 있어서 현지화한 한인들도 역이민을 통해 한국에 정착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며, 고국에 대한 정보를 발굴해 주는 역할을 제안했다. [데일리인도네시아]

 

 

<저작권자ⓒ데일리인도네시아 & www.dailyindonesi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