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집권당 투쟁민주당(PDIP)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총재가 지난주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3시간의 비공개 회의를 한 후 2024년 대선 후보로 간자르 쁘라노위 중부자바 주지사와 쁘라보워 수비안또 국방장관을 한 조로 묶는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고 23일 자카르타포스트가 보도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4년 이후에도 그가 시작한 정책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후계자를 만들기 위한 킹메이커 역할을 해왔다.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이 속한 투쟁민주당의 메가와티 총재를 지난 18일 만나 내년 대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들에 대해 알려주었다고 언론에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일간 꼼빠스는 대통령궁의 소식통을 인용해 조코위 대통령이 투쟁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간자르와 쁘라보워 조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간자르와 쁘라보워는 그동안 수없이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늘 당선가능성 상위를 다투고 있고, 조코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책들을 승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고, 그럴 능력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가와티 총재의 측근인 하스또 끄리스띠얀또 투쟁민주당 사무국장은 조코위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세 시간의 회의 후에 조코위와 메가와티가 투쟁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추대할 인물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게 되었다고 20일 밝혔다.
하스또의 발언은 메가와티가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간자르를 선택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을 수도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투쟁민주당은 오는 6월에 대선후보를 최종 발표할 계획이며, 지금까지 메가와티가 자신의 딸인 뿌안 마하라니 국회의장과 간자르 주지사를 두고 누구를 대선후보로 추대할 것인가를 고민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당선가능성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뿌안은 항상 최하위 그룹에 속하는 반면, 간자르는 최상위 그룹에 포진해왔다.
당연히 메가와티 입장에서는 당과 대선 승리를 위해서 내릴 수 있는 자명한 결정을 그동안 주저해왔다.
민주주의전략연구(IndoStrategic)의 아흐맛 코이룰 우만 소장은 조코위-메가와티 회동은 대선 후보 결정에 대한 협의가 무르익고 있으며, 두 사람 모두 간자르 쪽으로 점차 기울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21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말했다.
그는 또한 조코위와 회동한 다음날인 일요일에 메가와티 총재가 루훗 빈사르 빤자이딴 해양투자조정부 장관과 공개적으로 동행한 것은 그녀가 조코위가 제안한 후보에 동의한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우만 소장은 루훗이 현 정부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이라며, 메가와티와 루훗의 회동을 메가와티가 루훗 장관에게 재확인하고 간자르를 후보로 지명하는 것에 동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쁘라보워의 기회
하지만 메가와티가 실제로 투쟁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쁘라보워를 고려하고 있는지, 쁘라보워가 정말 간자르의 러닝메이트가 될 의향이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국가정보국(BIN) 부디 구나완 국장은 21일 조코위와 쁘라보워가 매우 돈독한 관계라며, 조코위 대통령의 리더십이 쁘라보워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부디 국장은 이날 파푸아에서 열린 파푸아청년창업허브 오프닝 축사에서 "조코위 아우라의 일부가 쁘라보워에게 옮겨가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디 국장은 메가와티의 측근이자 대통령궁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 중 하나로, 2014년과 2019년 대선에서 조코위에게 번번히 패한 쁘라보워를 달래서 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중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아니스에 대한 접근법
조코위 대통령은 또한 야당과 완전히 거리를 두지 않는 방식으로 위험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당도 "조코위의 최고의 정책"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나스뎀당이 아니스 바스웨단을 2024년 대선 후보로 지명한 후에 나스뎀당을 여당연합에서 퇴출시키고 장관들을 교체하라는 요구가 불거졌지만, 결국 개각을 단행하지 않았다.
정치비평가들은 조코위 대통령이 이변이 생겨서 차기 대선에서 아니스가 당선되더라도 자신의 정책을 계승하도록 나스템당과 아니스 후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로 마음 먹은 것으로 분석했다.
조코위 대통령의 측근인 루훗 장관은 조코위 대통령과 나스뎀당 사이의 긴장이 고조됐을 때도 수르야 빨로 나스뎀당 당대표와 두 차례 회동했고, 이어 지난 주에도 만났는데, 이 두 진영이 여전히 윈-윈 해결책을 협의하고 있는 정황으로 보인다.
정치 컨설팅 회사인 뜨리아스 폴리티까 스트라티지의 아궁 바스꼬로 대표는 조코위 대통령이 간자르와 쁘라보워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의 정책을 이어가도록 하기 위해 아니스도 지원할 지 여부를 여전히 계산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는 아니스의 러닝메이트가 나스뎀당과 조코위 진영 간 협상을 위한 관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코피파 동부자바 주지사는 친 정부 인사로 조코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면서 동부자바에서 지원이 필요한 아니스에게 필요한 인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인도네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