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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숙] 자카르타 만성 교통체증 해법은?

기사입력 2023.03.2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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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숙] 자카르타 만성 교통체증 해법은?

조연숙 데일리인도네시아 편집장 

 

인도네시아 교통학회는 코로나19 팬데믹(이하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개인차량은 더 늘어났지만, 도로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며 자카르타 교통 혼잡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메트로폴리탄인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 정치, 경제, 제도적 권력의 중심지이다. 자카르타, 보고르, 데뽁, 땅그랑, 브까시 등 수도권은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19%를 기여하고, 이 지역의 인구는 약 3,100만 명으로 전체 인도네시아 인구의 11%, 도시 인구의 20%를 차지한다.  

 

자카르타를 포함한 수도권에는 수백만 개의 중소기업, 대학, 병원, 대사관, 증권거래소, 국내외 기업, 다국적 기업, 은행 등이 있어, 수천 만 명의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2022년 경찰청 교통과 자료에 따르면, 자카르타에는 자동차 360만 대와 오토바이 1,760만대가 있다. 2013년 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통근자들은 수입의 최소 30%를 교통비로 사용한다. 하지만 세계은행은 교통비가 월 소득의 10% 미만이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위성도시에서 자카르타로 통근하는 320만 명 중 약 80%가 회사원이었고, 통근자의 약 72%는 개인차량(자동차 또는 오토바이)을 사용했다. 장거리 통근, 용이한 자동차 할부 구매, 저렴한 휘발유 가격, 낙후한 대중교통, 비싼 대중교통 요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자카르타 차량은 거북이 걸음 중 

 

2022년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되고 방역조치가 완화됨에 따라 교통량이 증가하고 교통정체가 악화됐지만, 아직은 팬데믹 이전보다 교통량이 적다. (자카르타포스트 2023년 2월26일) 네덜란드 내비게이션 업체 톰톰(TomTom)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자카르타에서 10km를 이동하는 데 평균 22분40초가 걸렸다. 이는 2021년보다 2분50초 증가한 수치로, 조사대상이었던 전 세계 주요 도시 389개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전 세계에서 교통혼잡이 가장 심한 도시 순위에서 자카르타는 2019년 10위였다가 2020년 31위, 2021년 46위까지 개선됐다고, 2022년에 다시 29위로 올랐다. 자카르타 교통 혼잡도가 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면서 상승했지만 아직은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낮다. 팬데믹 이전에는 2017년 4위, 2018년 7위로 매년 10위 안에 들었다.

 

자카르타지방경찰청 교통국은 이 같은 교통 체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이 연 70조 루피아(약 5조9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단순하게 정리하면, 교통정체는 도로가 부족하고 운행하는 차량이 많을 때 생긴다. 따라서 자동차 증가 속도에 맞춰 도로를 늘리면 되지만, 현실적으로 공간과 비용 등 제약이 많아서 도로 확장이라는 해법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유연근무제와 혼잡통행료와 주차요금인상 시행도 못해    

 

국립 인도네시아대학교(UI) 토목공학과의 알빈샤 교수는 교통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사람들의 이동성을 제한해야 하는데 이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즉 사람의 활동 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서 이동성을 제한하는 것. 도로를 한없이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지가 된다. (자카르타포스트 2023년 2월18일) 

 

그는 교통문제가 정치 문제가 된 예로 도심 혼잡통행료(ERP, Electronic Road Pricing) 징수 제도를 꼽았다. ERP 제도는 2012년에 계획됐으나 저소득층의 반발, 관료주의와 자금 조달문제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자카르타 교통당국은 ERP를 시행하면 개인차량 운행이 약 30% 줄 것으로 예상하며, 2024년 전면 시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온라인 호출 오토바이 택시기사들은 저소득층인 자신들에게 피해가 된다며,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정치적 압박을 하고 있다. 당국은 현재 홀짝제를 시행하는 도로 25개에서 홀짝제를 폐지하고 오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차종에 따라 대당 5,000~19,000루피아의 요금을 부과하겠다는 안을 마련했다.

 

자카르타 행정당국은 지난해 유연근무제 도입을 검토했지만, 기업과 경영자들의 반대로 포기했다. 지난 2년 간 자카르타가 만성적인 교통문제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났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급 학교가 휴교하고 사람들이 집에서 일하게 되면서 교통흐름이 개선된 것. 의도한 정책이 아니고 코로나19로 인해 우연히 실시된 정책이지만 재택근무가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해법이라는 것은 증명됐다. (자카르타포스트 2022년 3월22일) 

 

따루마나가라대학교(Tarumanagara)의 교통전문가 렉스모노 수르요 뿌뜨란또는 일부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것이 자카르타 교통량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렉스모노는 “많은 기업은 지난 2년 간 원격근무를 실시하면서 직원이 사무실에 출근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팬데믹 후에도 원격근무 또는 하이브리드 작업을 계속 수용한다면 자카르타 교통량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 개선할 수도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주차요금을 대폭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역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알빈샤는 주차요금과 고속도로요금은 상대적으로 소비자 저항이 적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통문제 해결 방안 중 이동 수요 관리 전략으로 주차관리(불법주차 단속, 주차요금 인상 등), 자동차세 누진율 적용, 기타 세제혜택, 차량 소유 규제 강화, 교통비 보상, 근무시간 변경, 근무일수 단축, 재택근무, 도로 이용 제한 등을 제안했다. 또한 승차 공유(카풀/밴풀), 대중교통 우선권, 정책 홍보, 교통망 통합, 대중교통 시설 개선 등도 제한했다. 

 

대중교통은 확실한 대안이지만 확충과 개선 속도 느려 

 

교통전문가들은 자카르타와 위성도시의 대중교통 시스템 개선을 만성적인 교통정체 해결 방안으로 제안했다. 코로나19로 이동제한 조치가 강력하게 시행되자 대중교통 이용자가 90%까지 감소했다가, 방역이 완화되면서 반등하기 시작해 통근열차(KRL), 도시철도(MRT), 버스웨이(트란스자카르타버스) 등 3대 자카르타 대중교통수단에서 이용자가 증가했다. (안따라통신 2022년 8월10일)

 

자카르타는 대중교통의 질을 개선하고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 오래된 트란스자카르타 버스 정류장을 리노베이션했다. 하지만 승객들은 겉보기만 좋을 뿐 여전히 승강장과 통로가 좁아서 불편하고, 버스 배차 간격이 너무 길다고 말했다. 당국은 또한 대중교통지불시스템(JakLingko transportation payment system)을 통합해서 트란스 자카르타 버스, 통근열차, MRT 등 요금을 통합해서 낼 수 있게 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요금을 내기 위해 긴 줄을 서야하는 등 여전히 불편하다. 무엇보다 시설과 차량 수 증가가 승객의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홀짝제 뚜렷한 효과 못내

 

자카르타 행정당국은 2016년에 주요 도로 25개에 홀짝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교통량을 크게 줄이지 못했고 오히려 홀짝제를 시행하지 않는 시내 도로에 교통정체를 악화시켰다. 일부 사람들은 홀짝제를 피하기 위해 자동차를 한 대 더 구입하기도 했다. 앞서 당국은 2003년에 차량 1대에 3명 이상 탄 자가용 자동차만 자카르타 주요 도로를 붐비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게 한 3in1제도를 도입했으나, 조끼(Joki)라 부르는 가짜 승객을 태우는 방식으로 처벌을 피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온라인 호출 차량 뚜렷한 효과 못내 

 

스마트폰은 차량 호출을 쉽게 만들어 이동성을 증가시켰지만, 교통량은 줄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레한드로 티라치니는 온라인호출차량(공유차량)은 뚜렷한 차량 운행 감축 효과를 내지 못했다며, 오히려 일부에서는 고젝과 그랩 운전기사가 되기 위해 자동차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포스트 2023년 2월18일) 인도네시아만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대중교통 대신 온라인 호출 차량을 이용할 경우, 1인 탑승, 빈차 운행, 교통량 증가에 따른 교통사고 증가 등으로 오히려 교통 상황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자율주행차는 시기상조 

 

비약적으로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멀지 않아 자율주행차를 타고 다닐 것이다. 사람이 직접 운전을 하지 않아도 자동차 스스로 고급 감지 기술을 사용해 경로를 탐색하고 주행한다. 자율주행차들끼리 그리고 도로 네트워크와 통신하며, 다른 차량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속도를 적절하게 조절해 운행하면, 교통사고가 줄고 교통흐름이 최적화되어 교통체증도 줄어들 것이다. 

 

과연 실현될까? 혼잡을 예방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려면 통신기술과 교통 인프라를 대폭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리고 자율주행차가 이동할 수 있도록 도로를 재설계해야 하고, 자동차 카메라가 인식할 수 있도록 도로 표시와 교통표지판을 균일하고 명확하게 만들어야 한다. 

 

모나시대학교 말레이시아 캠퍼스 수실라와띠 교수는 개인 소유의 자율주행차량은 교통 혼잡도 감소에 거의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았다. 그는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은 개인의 자동차 이용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통근자들이 출퇴근 시간에 자율주행 기능을 켜고 차 안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업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카르타포스트 2023년 2월18일)

 

한편 수실라와띠는 공유 자율주행차는 교통문제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한 명 이상의 탑승자가 자율주행차량을 공유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량은 편리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주문형 이동 서비스(온라인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버스 같이 정기적으로 지정된 노선을 운행하는 대중교통차량도 자율주행차량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수실라와띠는 최신 연구를 인용해, 20~39세 사이의 중산층 통근자들이 비용과 시간 절약을 위해 공유 자율주행차를 채택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실라와띠는 자율주행차 기술이 보편화되려면 단기간에 실현되기는 어렵다면서, 그 사이 교통체증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았다. 그는 대중교통 개선, 혼잡통행료 부과, 유연근무제 등 여러 가지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은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고 여전히 빈약해 보인다고 논평했다.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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