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우준 인니법인장 "현대차의 진정성을 보여주겠다"
“현대차에게 동남아는 미개척 시장이자 일본 브랜드 자동차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오랜 기간 지역 연구와 원대한 도전 의식을 갖고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한 것은 현대차의 포부와 목표의 진정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차우준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판매법인장(HMID)이 지난 12월 21일 한인뉴스와 데일리인도네시아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먼저 일부 현지 한인들이 현대차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안다"라고 입을 뗀 차 법인장은 “최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현대차에 대한 좋은 이미지와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 현대차에 애정을 갖고 현지에서 구매해 이용한 일부 한인들이 현대차에 대해 실망한 기억을 갖고 계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한국에서 수입한 현대차를 소규모로 판매하는 방식과 현지에서 생산하고 양산해 체계화된 공급망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은 차원이 다르다”며 “현지 한인과 인도네시아인을 대상으로 공장 견학을 진행하는 등 인식 개선을 위해 특별한 방법으로 다가가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2년 6월 부임한 차우준 법인장은 중국 현대차 법인에서 브랜드 마케팅 실장으로 일했다. 마케팅 전문가인 차 법인장은 인도네시아에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차우준 법인장과의 일문일답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의 규모와 현지 생산 차종은
서부자바주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 내에 설립된 인도네시아 공장은 약 77만6천㎥ 부지에 15만대 생산 규모이며, 향후 최대 생산 능력 25만대 규모로 설립됐다. 현재 현지 전략 모델인 크레타, 스타게이저와 산타페 및 인도네시아 최초의 전기차인 아이오닉5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내수 판매 및 수출 실적은
현대차는 올해 크레타, 스타게이저 등 신차들을 주축으로 지난 11월 전년 대비 약 870% 증가한 약 2만7천대를 판매했다. 아울러 아세안 지역과 아프리카·중동 지역 각국으로의 수출을 통해 인도네시아 수출 경제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현대차가 아세안 생산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이유는
현대차는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글로벌 자동차시장 상황 속에서 아세안 신시장 개척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생산거점을 선택했다. 아세안 각 국가별로 높은 관세 장벽과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비관세 장벽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거점 구축이 필수적이다. 인도네시아를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세안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의 인구, 젊은 인구구조, 안정적인 경제 성장 등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다.
동남아 시장에서 넘사벽 일본차를 따라잡는 현대차의 전략은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진출 이후 아이오닉 일렉트릭, 코나 일렉트릭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첫 현지 생산 모델인 아이오닉5를 선제적으로 선보이며, 전기차(EV) 선도 브랜드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기존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는 일본 브랜드들에 대응하여,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EV를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은 앞으로도 지속하여, EV 충전시설 선점, EV 특화 고객 경험 제공 등을 통해 EV 시장 선도 지위를 선점할 계획이다.
서비스, 부품 공급 등 과거의 고객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국적으로 서비스망 구축과 동시에 모바일 서비스 등을 선보여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앞으로 고객들의 인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다. 특히, 부담없이 현대차를 구매하고 걱정없이 이용할 수 있는 시장 내 최초·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해 경쟁사 대비 ‘First Mover’(시장 선도자)의 이미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에서 현대차의 중고차 가격 및 금융서비스 전략은
현대 오너 어슈런스 프로그램을 통해 크레타, 스타게이저 구매 후 3년 내에 기존 차를 매각하고 다른 현대차를 구매할 경우 잔존가치 70%를 보장하는 ‘리세일 밸류 개런티’ 프로그램을 시행함으로써 중고차 가격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켰다.
아울러 경쟁사와 달리 고객 중심의 금융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현대차를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유예상품과 같은 새로운 금융상품을 도입하였고, 다양한 고객니즈에 맞춰 여러 금융상품을 운영하여 고객 선택폭을 넓혔다.
제휴금융사와 전략적 협력과 지원을 통해 경쟁사 대비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혹시 있을 사고로 인해 경제 능력 상실 시 잔여할부금을 면제하는 보험서비스를 함께 제공 중이다. 한국 교민들을 위해 신한은행과 KB Finance와 제휴하여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국어로도 편하게 상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현대 오너 어슈런스 프로그램을 통한 70% 잔가 보장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유예상품과 함께 활용 시 차량가격의 50% 비용으로 부담없이 차량 구매가 가능하다.
인도네시아에서 현대차에 대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데, 지속가능한 마케팅 전략은
인도네시아 진출 이후 현대차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으나 아직 앞으로 나아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 일례로, 중산층 이상 고객들에게는 현대차 인지도가 많이 각인되고 있으나, 중산층 이하 그리고 지방에서는 아직 일본 브랜드 대비 인지도 측면에서 열세인 상황이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앞으로 현대차 브랜드에 대한 팬층의 지지 기반을 넓히기 위한 보다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모터스튜디오, 따만 미니 자동차 박물관, 시티스토오 등 기존과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브랜드 체험 기회를 보다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아이오닉5 이후, 전기차 및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 생산 계획은
현재 인도네시아 및 아세안 시장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들을 검토 중에 있으며, 인도네시아 EV 리딩 브랜드로서 자동차 라인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공급망(supply chain) 계획은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셀 생산부터 EV 생산까지 EV 밸류 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셀 합작법인인 ‘에이치엘아이(HLI) 그린 파워’가 설립되어 공장 건설을 진행 중에 있으며, 최근에는 배터리팩 생산법인인 PT Hyundai Energy Indonesia가 설립됐다. 향후 이들 공장 건설이 완료되면 현대차그룹은 HLI 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을 PT Hyundai Energy Indonesia에서 배터리팩으로 생산한 뒤 현대차 인도네시아생산법인(HMMI)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탑재하는 현지 밸류체인이 완결된다.
아울러 가장 높은 원가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배터리의 현지 생산을 통한 현지화율 달성으로 인도네시아산 전기차가 아세안 역내 무관세 수출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산 전기차 공급 확대 및 가격 경쟁력 개선이 가능해 현지 고객에게 다양한 전기차를 제공할 수 있어 전기차 시장 본격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현지 생산 배터리 셀 배터리 팩을 탑재한 현지 생산 전기차가 출시되는 시점에 하이브리드차 사치세 세율은 6%에서 10%로 인상되고 전기차 시장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신수도에 미래 항공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과 관련해 현대차그룹의 계획은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가 추진 중인 수도 이전에 발맞춰 신수도 및 인도네시아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Advanced Air Mobility)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1월 발리 G20 정상회담 기간에 열린 B20 회의에서 인도네시아 신수도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현대차그룹은 신수도 내 AAM 적용 계획을 수립하고 지상-항공 통합 모빌리티 개념을 검증하고, AAM 시험비행 등 AAM 생태계를 운영하는 실증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동남아 최대 항공 시장인 인도네시아는 1만8천개 이상의 섬으로 이뤄져 있어 육로교통이 발달하기 힘든 지리적 특성을 갖고 있으며, 또한 수도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의 수준 높은 항공 인프라 및 기술 역량을 활용해 AAM 생태계를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AAM을 통한 섬 거주민들의 이동 편의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차 인도네시아의 비전은
인도네시아는 전통적으로 일본 브랜드가 95% 이상 독점하다시피 점유해 온 시장이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해 오고 있었으며, 첨단 기술과 새로운 고객 경험이 상대적으로 뒤늦게 도입되고,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은 이러한 혜택을 상대적으로 누리기 어려웠다.
최근 현대차를 비롯, 중국 브랜드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의 판도가 점차 변화하고 있으며, 경쟁도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차는 현지 소비자들이 인지부터 자동차 구매, 보유, 중고차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있어서 ‘최고·최초’의 새로운 고객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 소비자들로부터 보다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기차를 주축으로 인도네시아의 탄소중립을 선도하고, 더 나아가 자동차를 넘어 인도네시아 고객들의 제한 없는 이동의 자유와 미래 모빌리티를 제공함으로써 인도네시아 시장 판도를 바꾸는 의미있는 혁신을 주도해 나가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