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신성철] "글로벌공급망 재편… 인니 주요 생산기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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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글로벌공급망 재편… 인니 주요 생산기지 될까"

기사입력 2022.06.3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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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시대, 글로벌공급망 재편… 인니 주요 생산기지 될까 

글: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 한인뉴스 논설위원


최근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KCC글라스 및 롯데케미칼 등 한국 첨단산업 대기업들의 인도네시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인도네시아 투자를 모색하고 있으며, 애플 아이폰의 위탁생산업체인 대만의 폭스콘이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밸류체인(GVC, Global Value Chain, 가치사슬)이 재편되면서 탈중국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혼돈의 시대에 자원부국이며 잠재력이 큰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밸류체인의 지각변동의 수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밸류체인의 허브(Hub) 국가인 중국은 2019년 기준 전 세계 제조업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의 28.7%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세계의 공장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국가이며 제조업이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인도 및 멕시코 등이 중국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탄탄한 인프라, 제조업 생태계를 갖춘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이 단기간에 변화하지는 않겠지만, 다른 나라와 대륙으로 공급망이 다원화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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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호텔인도네시아 앞 회전교차로 [데일리인도네시아 자료사진]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사태 충격으로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체계를 대대적으로 재편한다. 해외 스마트폰 생산기지 중 최대 규모인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은 이 회사의 총 스마트폰 생산량의 61%를 차지할 만큼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어 인도와 인도네시아로 분산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베트남의 인건비가 크게 오른 것도 생산망 재편에 나서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를 위해 베트남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량 1억8천만여대 가운데 1천900만대를 인도와 인도네시아로 단계적으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1970년~1980년대에 미국은 정치·군사 측면에서 구소련, 경제 측면에서는 일본과 각각 패권 다툼을 벌였다. 1990년대 초에 구소련 붕괴와 일본의 거품경제가 붕괴하면서 미국은 독주체제를 갖췄다. 경쟁 상대가 사라진 미국은 1990년 초부터 20년 가량 독주하면서 신자유주의를 앞세워 세계화를 확산시켰다. 세계화로 대표되는 글로벌 밸류체인은 국적에 비중을 두지 않고 이익의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졌고, 세계화의 논리로 미국은 슈퍼파워를 구가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중국이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미국 중심의 세계화는 약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지역분쟁, 자원민족주의와 식량안보가 다시 떠오르면서 더 이상 저인플레이션과 저금리를 기대할 수 없는 혼돈의 시대로 치닫고 있다.    


최근 자원민족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천연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의 니켈 생산량은 세계 1위, 보크사이트는 5위, 금은 7위이다. 구리와 주석도 주요 생산국이다. 실례로 인도네시아는 2019년 말 니켈 원광 수출을 전격 금지해 국제시장을 흔들었고, 니켈이 필요한 배터리, 전기차 생산업체가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짓도록 투자를 이끌어냈다. LG에너지솔루션도 광물 확보와 제련·정련, 전구체 및 양극재·배터리셀 생산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체인’을 인도네시아에서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밸류체인의 주요 생산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다.


지난 5월 23일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도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밸류체인의 주요 생산국으로 발돋움하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IPEF는 기존 자유무역협정(FTA)과 달리 공급망·디지털 결제·청정에너지 등 신(新)통상의제를 다루는 다자협의체로 미국, 한국, 일본 외에 호주와 뉴질랜드, 브루나이,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이 참여한다. 중국이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주도하는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데 대해 미국이 맞불을 놓은 격이다. IPEF에 참여하는 13개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밸류체인의 허브인 중국을 대체할 국가나 지역을 당장 찾는 건 쉽지 않다. 중국은 제조업의 생태계가 갖춰져 있으며, 사회간접자본(SOC), 숙련된 노동력과 기술력이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세안과 인도 등이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공급망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인프라와 숙련된 노동력과 기술력 및 사회간접자본이 아직 열악해 중국의 대안으로 당장 대체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천연자원, 풍부한 노동력과 큰 내수시장을 갖춘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밸류체인의 주요 국가로 부상하려면 풀어야할 과제가 적지 않다. [데일리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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