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방정환 손안의 아세안22] ‘동남아 스타트업열풍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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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환 손안의 아세안22] ‘동남아 스타트업열풍 어떻게 볼 것인가?’

기사입력 2021.09.0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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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북쪽의 기차역에서 출근 시간 호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오토바이 기사들. 사진=방정환

 

  2010년대 중반 이후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주요 이슈들 중 하나로 스타트업 열풍을 들 수 있습니다.

 

 동남아시아가 주로 천연자원의 보고, 가성비 높은 휴양지 등으로 인식돼 왔다는 점에서 국내에는 낯선 뉴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2018년 공유 경제의 대명사로 꼽히는 우버(Uber)의 동남아 사업 부문을 인수하며 화제가 된 싱가포르의 그랩(Grab) 등 선두 주자들에는 기존 산업의 지형도를 바꾼다는 호평이 쏟아졌을 정도로 아세안 스타트업 시장은 급성장 중입니다.

 

 그리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충격파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붐은 아세안 사회의 디지털 경제로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아세안 스타트업들은 2020년 82억달러(약 9조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아세안 사회에 디지털 경제 바람이 불기 시작한 2015년 투자 규모가 16억 달러(약 1조 9000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등으로 투자환경이 위축되면서 2020년 투자 금액은 2019년의 95억 달러(약 11조 원) 대비 14% 가량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경제 회복 및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에 대한 기대감 속에 올해 1분기에만 지난해의 75%에 달하는 60억 달러(약 6조 9000억원) 자금이 아세안 스타트업계로 쏟아졌습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1년 현지 스타트업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받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초기 아세안 스타트업 열풍은 북미, 유럽 대학 등을 졸업한 유학파들을 중심으로 닻을 올렸습니다. 아세안을 대표하는 스타트업이자 ‘데카콘(Decacorn,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발돋움한 그랩과 인도네시아의 고젝(Go-Jek) 창업자들이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 동문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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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의 쇼핑몰 내 레스토랑에 전자결제 스타트업의 서비스 혜택이 안내된 모습. 사진=방정환

 


 이후 스타트업 창업은 젊은 세대 전반으로 저변을 넓혀 왔습니다. 이에 맞춰 농업 부산물 재활용, 양식업 생산성 향상 등 1차 산업 비중이 큰 아세안 특수성에 모바일 기술을 접목시키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아이템도 진화했습니다.

 

 여기에 몇 년 전부터는 현지 재벌 기업들과 금융 및 통신업체들도 앞다퉈 벤처캐피털을 설립하고 스타트업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세안 디지털 경제를 견인해 온 주인공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입니다. 싱가포르는 아세안에서 유일하게 서구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소국으로 주가를 높여 왔습니다. 발달된 IT 인프라스트럭처와 풍부한 고급 인력 등을 앞세워 역내에서 가장 앞선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시장 규모가 매력적입니다. 실제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GDP(국내총생산)의 35~40%를 차지하는 경제 규모에 비례해 디지털 경제를 육성해 왔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모빌리티와 전자결제, 전자상거래 분야 등을 중심으로 17개가 등장한 아세안의 ‘유니콘(Unicorn,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들 중 14개가 싱가포르(8개) 또는 인도네시아(6개)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은 두 나라의 위상을 드러냅니다.

 

 아세안 스타트업 열기에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습니다. 대도시를 벗어나면 여전히 열악한 기반시설과 높은 금융 문맹률, 고급 개발 인력 부족 등은 대부분 회원국들의 해묵은 과제입니다.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자금 조달을 위한 자본시장이 성숙하지 못하고 스타트업 관련 법적, 제도적 체계가 정비되지 못한 점도 아쉽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도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증시 상장 소식을 발표하는 유력 스타트업들의 발빠른 움직임은 장밋빛 미래를 비추고 있습니다. 스타트업계가 주도하는 아세안 디지털 경제의 5년, 10년 뒤 모습이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끝)

 


글쓴이=방정환 YTeams 파트너 um0517@hanmail.net

 

방정환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대학원에서 법학을 공부한 그는 《매일경제신문》에서 6년 반가량 취재기자로 일했다. 미국 하와이와 일본 도쿄에서 연수를 받았다.

 2011년 싱가포르의 다국적 교육업체, 2013년 인도네시아의 한국계 투자기업에 몸담게 된 이래로 동남아시아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입문 교양서 ‘왜 세계는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가’에 이어 동남아의 최신 디지털 경제와 스타트업 열풍을 다룬 ‘수제맥주에서 스타트업까지 동남아를 찾습니다’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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