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걸리는 절기節氣, ……//부딪쳐 오고 날아가 버리는 것에 대하여//잎사귀 하나가 가지를 놓는* 것에 대하여//잠시 마음을 멈춘다”
태풍 ‘오마이스’가 거센 바람과 함께 물 폭탄을 터뜨리고 지나갔습니다. 남부 지역 곳곳이 침수되고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새벽 2시, 바람과 비가 갑자기 멎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귀뚜리 소리가 자욱이 깔립니다. 어떻게 비바람을 피할 수 있었을까요? 생명이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아무튼 귀뚜라미는 가을의 전령사로서 제격이라 생각합니다. 창가에 번지는 귀뚜리 소리를 배경으로 삼아 생각에 잠겨 들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좋고, 글을 쓰기도 좋은, 이제 가을입니다.
모두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조속히 극복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모든 생명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Relaxing New York Night Jazz’입니다.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70년대 후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