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 최대 민원 해결…교민·주재원 가족 복귀 허용

지난달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인도네시아가 17세 미만은 적용을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방한 중 발이 묶였던 교민·주재원 가족이 인도네시아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12일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제선·국내선 이용지침을 개정해 입국 시 백신접종 증명서 제출 면제 대상을 전날부터 확대했다.

인도네시아는 6월부터 델타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폭증하자 지난달 6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미완료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특히, 백신을 맞지 못하는 영유아·어린이까지 모두 백신접종 증명서를 요구해 사실상 입국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항의가 잇따르자 12세 미만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부모 동반 시 입국을 허용했지만, 12∼17세는 여전히 인도네시아에 입국하려면 백신을 맞아야 했다.

인도네시아는 12∼17세에게 시노백 백신을 접종하기에 외국인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 것이다.

이 때문에 방학을 맞아 한국에 갔던 교민·주재원 가족은 발이 묶여 애를 태웠고, 대사관은 우리 정부와 인도네시아 정부에 '투트랙'으로 해결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에는 "한국에서 인도네시아로 돌아와야 할 재외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해 달라", 인도네시아 정부에는 "입국부터 하고 백신을 맞도록 허용해 달라"고 한 것이다.

우리 정부가 먼저 인도적 차원으로 응해 한국에 머물던 인도네시아 교민·주재원 상당수의 신청을 받아 지난달 말부터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다.

이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전날부터 12∼17세도 백신접종 증명서 없이 입국하도록 허용했다.

백신을 맞지 않고 인도네시아에 입국한 12∼17세는 격리 중 두 차례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이 확인되면 백신을 맞는다.

인도네시아에 입국한 외국인은 7박8일 동안 지정호텔에서 자비로 격리해야 한다.

현지 정부는 아울러 단기체류비자(KITAS), 장기체류비자(KITAP) 소지자 가운데 인도네시아에서 백신 1차를 맞고 한국에 있는 경우 2차를 한국에서 맞지 않고 인도네시아에 입국 후 맞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반면, 장·단기체류비자 소지자가 한국에서 1차 백신을 맞은 경우 2차 접종까지 마쳐야 인도네시아에 올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시노백 백신을 주로 쓰기에, 한국에서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1차로 맞은 경우 교차 접종을 피하려면 2차까지 접종을 마치고 인도네시아에 오는 게 바람직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의 입국 제한이 이처럼 완화된 데는 대사관, 한인회, 한인상공회의소(코참), 한국기업이 힘을 합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태성 대사는 "다양한 노력이 합쳐진 결과겠지만, 특히 '산소 외교'가 통한 것 같다"며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이 정말로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7월 중순 하루 확진자가 5만명을 넘어가면서 주요 병원마다 산소 부족 사태가 심각했다.

이때 우리 정부가 산소발생기 350대와 인공호흡기 35대를 한국에서 공수해 인도네시아 정부에 지원했다.

자바섬 찔레곤에 제철소를 운영하는 포스코는 매주 20t의 비축 액체산소를 자카르타 주 정부를 통해 병원에 무상 지원했다.

자카르타 외곽 브카시에 완성차 공장을 지은 현대차는 자동차 생산공정에 필요한 압축공기 생산동을 개조해 직접 의료용 산소를 생산해 무상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