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조연숙 데일리인도네시아 편집국장
독자가 묻고 책이 답하는 문답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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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로 이코노미, 모든 것이 제로를 향하는 한국 경제의 위기와 기회
저자 : 조영무 (LG경제연구원 경제 연구 부문 연구위원)
출판사 : 쌤앤파커스
출판일 : 2020. 12. 16
쪽수 :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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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금리, 제로 물가 상승률, 제로 출산율…
모든 것이 제로를 향하는 ‘제로 이코노미’가 시작된다!
“썰물이 빠졌을 때 비로소 누가 발가벗고 헤엄쳤는지 알 수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이 말은, 지금 전 세계 경제 상황에도 절묘하게 들어맞는 표현이다. 코로나 이후 한국 경제와 세계 경제는 어떻게 될까? 무엇을 대비하고, 어떻게 내 자산을 지킬까?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재난을 겪으며, 방역 관련 소식과 함께 경제 뉴스가 대대적으로 소비된 한해였다. 개인도, 기업도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까?’ ‘어디를 사고, 무엇에 투자해야 할까?’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런데 ‘서학개미’부터 ‘영끌 아파트’까지 투자나 재테크에 이토록 관심이 커진 데 비하면 팩트에 기반한 정확하고 균형 잡힌 정보, 거시적 동향을 짚어주는 정보는 너무나 희소하다. 밑도 끝도 없이 뭘 사라는 재테크 유튜버들을 믿기도 불안하고, TV? 신문에 나오는 전문가들의 단발성 분석만으로는 도대체 뭐가 뭔지,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코로나 이후 한국 경제, 대침몰인가, 대도약인가?
격랑 속 기회를 찾는 개인과 기업이 알아야 할 모든 것
LG경제연구원에서 지난 20년간 국내외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을 분석해온 국내 최고의 매크로 이코노미스트 조영무 박사가 ‘제로 이코노미’라는 파격적인 키워드를 내놓았다. ‘제로 이코노미’는 아직 선진국에 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된 ‘매우 어둡고 혼란스런 경제 상황’을 일컫는 말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능가하는 ‘길고 혹독한 침체’를 의미한다.
세계 최저의 출산율로 급격하게 쪼그라드는 경제, 정부부채 폭증과 재정 건전성 악화로 인한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 급증하는 좀비기업으로 인한 경제성장률·경제역동성 저하, 취업 기회 를 잃어버린 ‘코로나 세대’가 부른 가계 빈곤화 등이 우리 경제를 ‘제로 이코노미’로 이끌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빨라지고 가까워졌다는 것이 조영무 박사의 진단이다.
조영무 박사는 올해 초 경제 관련 인기 유튜브 ‘삼프로TV-경제의 신과 함께’에 출연해 코로나 경제 전망을 내놓았는데, 놀랍게도 그 전망이 대부분 들어맞아 큰 화제가 되었다. 대충 때려 맞힌(?) 우연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예언도 아니었다. 국내외 정세를 종횡으로 꿰고 산업별 거시적 흐름을 읽으면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는’ 전망이었다고 한다. 이 책은 조영무 박사의 첫 단독저서로, 코로나 이후 다가올 ‘제로 이코노미’ 상황을 심도 깊게 분석하고,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 할 개인, 기업, 정부의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누군가에게는 전례 없는 위기가 되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다!”
일본식 ‘대차대조표 불황’과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진 상황이 온다면? 젊어서 돈 모아 나이 들어 그 돈으로 살겠다는 노후계획이 다 소용없어졌다면? 기업 10곳 중 4곳은 좀비기업이 되어 멀쩡한 기업까지 쓰러뜨리는 상황이 온다면? ‘소비 협곡’에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로 경제성장의 동력마저 바닥난다면? 코로나 이후 이러한 가정이 모두 현실화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로 이코노미’는 한국 경제가 맞이할 새로운 국면이다. 앞으로는 완전히 달라진 프레임으로 경제를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코로나 장기화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2024년 ‘소비 협곡’, 계속되는 ‘돈 풀기’와 ‘자산 인플레’ 상황에서 취해야 할 투자전략은 무엇인가? ‘누구를 살릴 것인가’의 고통스러운 선택의 순간에 선택받기 위한 기업의 대응전략은 무엇인가? 이 책은 이와 같은 구체적인 미래 상황에 대해 개인과 기업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을 빠짐없이 담았다. 주식, 부동산에 관심 있는 개인은 물론이고 신사업 기회와 매출부진의 돌파구를 찾는 기업까지, 큰 흐름을 볼 줄 아는 사람만이 위기 속에서 기회를 발견할 것이다.
읽기 쉬우면서 경제 개념을 잡을 수 있는 책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제로 이코노미로 이행을 가속화시키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과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우리 경제에서 이미 나타나기 시작한 ‘제로 이코노미의 모습과 특징’에 대해, 3부에서는 다가오는 어두운 미래를 피하기 위해 찾아야 할 ‘우리 경제의 활로’와 가계, 기업, 정부 각각의 ‘대응전략’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다루는 모든 이슈들에 대해 해당 꼭지의 후반에 ‘대응 포인트’들을 별도로 제시한다.
저자는 “경제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부담 없이 읽으며 이야기를 따라올 수 있는 ‘읽기 쉬운 책을 쓰는 것이 시작할 때 목표였다”라고 적었다. 경제를 어렵게 여기게 만드는 경제용어들을 최대한 풀어서 썼고 가능한 비유를 많이 활용해서, 책을 읽으면서 경제 용어의 개념을 잡고 경제의 큰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단순히 ‘제로 이코노미’에 대한 불안과 공포심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경계심을 바탕으로 ‘제로 이코노미’를 피해가거나 ‘제로 이코노미’에서 생존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기를 희망해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했다. 이 책을 중간에 놓지 않고 끝까지 읽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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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답하기
질문) 코로나19 팬데믹은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답하다) 코로나19는 우리 경제의 제로 이코노미로의 이행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폭증한 기업과 가계 부채는 향후 빚 갚는 부담을 늘려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어렵게 할 것이다. 급격히 악화된 재정 건전성과 정부부채 때문에 수년 내에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높다. 급증하는 좀비기업들은 경제 역동성과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릴 것이다. 저소득층에 집중되는 고용충격으로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사회적, 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 취업 기회를 잃어버린 청년층이 ‘코로나 세대’로 남게 되면, 그 악영향이 평생 지속되고 부모 세대를 포함한 가족 전체의 빈곤화를 초래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출산율, 경제 성장률, 물가 상승률, 금리 등 제로에 근접하는 시기를 앞당기고 그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질문) 제로 이코노미(zero economy)’란?
답하다) 한국이 아직 선진국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0명대 출산율, 0%대 경제 성장률, 0%대 물가 상승률, 0%대 금리 등 지표들이 제로로 수렴하는 현상. 인구가 줄면서 소비는 위축되고 경제는 쪼그라든다.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사라진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을 늘리지 못한다. 초저금리 하에 예금으로는 돈 불리기가 어려워지면서, 많이 풀린 돈이 쏠리는 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격은 오른다. 재테크와 노후대비에 대한 조바심 때문에, 휩쓸리듯이 혹은 등 떠밀리듯이 ‘고위험-고수익’ 투자가 급증한다. 성장이 정체된 시장을 놓고 벌어지는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생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질문) 한국의 제로 이코노미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은 어떻게 다른가?
답하다) 저자는 한국 경제도 점점 ‘제로’로 시작하는 경제지표들이 늘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은 다르다고 본다. 우선 원화는 엔화 같은 국제통화가 아니다. 국제금융시장이 혼란스러워지면 원화 가치는 급락하지만 엔화는 안전자산 대접을 받으며 도리어 가치가 오른다. 우리는 일본만큼 해외에 막대한 부를 쌓아두지도 못했다. 일본은 무역수지가 적자가 되더라도 해외에 축적해둔 막대한 자산으로부터 들어오는 수입 덕분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무역수지 흑자 유지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하락 속도와 고령화 진행 속도는 이미 일본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따라서 저자는 우리 경제가 일본 정도만 되어도 다행이라고 보았다.
질문)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답하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더라도,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경제활동의 단절로 인한 손실은 언젠가는 만회되고 이전의 경제활동 수준을 회복하겠지만,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 우리가 사는 방식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경제 성장세는 한 단계 낮아지고 양극화와 차별화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변화는 누군가에게는 ‘전례 없는 위기’가 되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다.
묻다)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 수출이 늘지 않을까?
답하다) 원화 가치가 급락해도 과거처럼 수출이 크게 늘어 경기가 좋아지기 어렵다. 과거 IMF 외환위기 당시에는 원화 가치 급락이 우리 경제의 빠른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아니라 외환위기여서 우리 수출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되자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는 원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더라도 수출이 크게 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경제위기다. 코로나19가 지속될 경우 주요국들의 수요가 위축되어 우리 수출품이 다소 싸지더라도 수출이 크게 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설령 코로나가 진정되더라도 향후 상당 기간 세계 경제 성장세가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묻다) 우리나라 기업 ‘열 중 넷’이 좀비기업 된다고?
답하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우리나라 기업의 1/3은 이미 좀비기업이었고, 코로나19 충격이 더해져 조만간 그 비중은 40%에 달할 전망이다. 좀비기업은 경쟁력을 잃은 기업과 이러한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자금 수혈이 겹쳐져 만들어진다. 시장 원리에 따른다면 더 이상 돈이 흘러 들어가지 않을 기업에 계속해서 돈을 대주어 죽지 않게 유지하는 것. 코로나19에 대응해 정책당국은 일단 기업이 망하지 않도록 대규모 자금을 수혈하고 있지만, 과거에도 위기를 겪을 때마다 좀비기업이 급증했다. 좀비기업은 다른 정상 기업까지 좀비기업으로 만들면서 경제의 역동성,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경제성장률을 갉아먹는다.
묻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은 불평등하다?
답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은 저소득층에 집중되고 있고, 그 결과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식당과 가게에서 종업원이 사라지고 있다. 대체로 숙박 및 음식점업, 도매 및 소매업, 대면접촉 서비스업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평균 임금이 낮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트랜드와 4차 산업혁명의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향후 소득 양극화는 더욱 확대될 것.
소득 양극화 확대는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고, 사회적, 정치적 불안정성을 키워 그 나라의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역사적으로 저소득층이 어려워지면서 심화된 소득 양극화는 극단적이거나 포퓰리즘 정치 세력의 득세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 저자는 코로나19와 유사한 글로벌 팬데믹이었던 1910년대 스페인독감 이후 유럽에서 전체주의와 공산주의가 득세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코로나19 경제 충격 상황에서도 많은 나라의 정치인들이 포퓰리즘성 정책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질문) 기업, 개인, 정부는 무엇을 대비해야 하나?
답하다) ‘대차대조표 불황’과 함께 ‘커다란 빚잔치’에 대비하라, 2024년 ‘소비협곡’이 우리 경제의 ‘보릿고개’가 될 수 있다. 노후대비를 ‘자산소득’이 아니라 ‘근로소득’ 중심으로 바꿔라, 향후 통화정책은 재정정책과 보다 긴밀하게 결합되어야 한다.
묻다) 미래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
답하다) 과거의 자료와 숫자만을 보고 투자하는 것은 마치 ‘백미러만 보고 운전하는 것’과 유사하다. 미래에 대하여 투자하고 있다면 내 앞에 무엇이 있는가를 앞유리창을 통해 보면서 운전해야 한다. 미래에 대한 관심과 인사이트는 투자, 진학, 취업 등 개인 차원의 중요 의사결정만이 아니라 사업 운영, 기업 경영, 국가 정책 결정에 있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