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빠끔히, 빠꼼이, 사족을 못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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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빠끔히, 빠꼼이, 사족을 못 쓰다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174
기사입력 2021.07.0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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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는 아침에 눈 뜨면 베란다 창문을 빠꼼히 열고 까치둥지를 살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요.” 

 “저는 파충류를 싫어하는데 우리 아이는 파충류만 보면 사죽을 못 써요.”


 제가 지금 머물고 있는 8층 높이까지 자란 나무 끝자락에 까치둥지가 하나 있습니다. 한 쌍의 까치가 살고 있습니다. 집을 지을 수 있는 다른 나무들도 많지만 까치는 더 집을 짓지 않습니다. 내 영역 외에는 탐하지 않습니다. 관심도 없습니다. 더 많은 집을 짓는 대신 노래하고 자유로운 비상을 즐깁니다. 자연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갖가지 생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고유의 가치를 드러내며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 아닐까. 세상은 우리가 살아가기에 충분히 넓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약육강식의 장으로 인식하고 살아가는 한 세상은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고 그만큼 우리의 시야도 좁아지겠지요.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이 온전히 내 것인 것이 얼마나 될까. ‘내 것’이라는 착각과 집착 속에 갇혀 내 것을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공동체를 무한경쟁의 장으로 전락시키는데 일조해온 것은 아닐까.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우리 아이는 아침에 눈 뜨면 베란다 창문을 빠끔히 열고 까치둥지를 살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요.” 

 “저는 파충류를 싫어하는데 우리 아이는 파충류만 보면 사족을 못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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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구멍이나 틈 따위가 깊고 또렷하게 나 있는 모양’, ‘살며시 문 따위를 조금 여는 모양’, ‘작은 구멍이나 틈 사이로 조금만 보이는 모양’을 뜻하는 말은 ‘빠끔히’ 또는 ‘빼꼼히’입니다. ‘뻐끔히’를 쓰기도 하는데 ‘빠끔히’의 큰말이지요. 그러나 ‘빠꼼히’는 없는 말입니다. 이와 비슷한 말 ‘빠꼼이’는 어떤 일이나 사정에 막힘없이 훤하거나 눈치 빠르고 약은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지요. 표기와 발음이 비슷하여 자칫 틀리기 쉽습니다.

 “아이가 얼굴을 빠꼼히(×)/빠끔히(○)/빼꼼히(○) 내밀고 제 눈치를 살피더라고요.”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빠꼼이(○)/빠끔이(×)인데요.”


 ‘무슨 일에 반하거나 혹하여 꼼짝 못 하다’를 뜻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관용구는 ‘사족을 못 쓰다’입니다. 여기서 ‘사족(四足)’은 사람의 두 팔과 두 다리를 통틀어 이르는 말인 ‘사지(四肢)’를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따라서 ‘사지를 못 쓰다’라고도 쓸 수 있지요. ‘사족’을 ‘사죽’으로 쓰는 것은 편하게 발음하려는 발음의 오류가 표기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근심이나 걱정 없이 마음을 놓다’를 뜻하고자 할 때 ‘사지를 펴다’라고 하지요.

 “우리 둘째는 형이라면 사족(○)/사지(○)/사죽(×)을 못 써요.”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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