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몽똥그리다. 반죽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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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몽똥그리다. 반죽이 좋다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165
기사입력 2021.05.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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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한데 몽뚱그려 쌓아 두었던 재활용 옷들이 주인을 만나서 잘 쓰이게 되어 다행이에요.”

 “변죽이 좋은 현지인 아디 아저씨가 이번에도 나서서 두루 알아보고 몇 군데 나누어 전달했어요.”

 

 언젠가 한국에 갔을 때 제게 어울릴 것 같아서 샀다며 친구가 준 실내복을 결국은 못 입고 오랜 세월 보관하고 있다가 작년에 옷장을 정리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주게 주었습니다. 선물로 받은 것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내가 안 입는 옷을 다른 사람에게 준다는 것이 조심스러웠는데 잘 쓰인다는 말을 듣고 뒤늦게라도 주인을 잘 만나 기뻤습니다. 수 년 전에 길을 걷다 눈에 띈 ‘착한 가격’에 산 평상복이 마음에 들어 지금도 낡고 헤진 곳을 깁고 또 기워서 입고 있습니다. 가치, 즉 좋고 나쁨은 본래부터 정해져 있다기보다는 그것을 선택한 나 자신에 의해 결정됩니다. 선택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가치 있게 쓸 것인가 말 것인가는 결국 나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나의 선택’으로 내 삶이 좀 더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좋은 선택이 되겠지요.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오랫동안 한데 몽똥그려 쌓아 두었던 재활용 옷들이 주인을 만나서 잘 쓰이게 되어 다행이에요.”

 “반죽이 좋은 현지인 아디 아저씨가 이번에도 나서서 두루 알아보고 몇 군데 나누어 전달했어요.”

 

세종대왕.jpg

                      몰틀알틀1.png

 

 ‘되는대로 대강 뭉쳐 싸다’를 뜻하는 말은 ‘몽똥그리다’ 또는 ‘뭉뚱그리다’입니다. 다만 ‘여러 사실을 하나로 포괄하다’의 의미로 쓸 때는 ‘뭉뚱그리다’로만 쓸 수 있습니다. ‘몽똥'이나 ‘뭉뚱’을 ‘몽뚱’으로, ‘그리다’를 ‘거리다’로 쓰는 것은 모두 오류입니다.

 

 “소지품들을 한데 몽뚱그려(×)/몽똥그려(○)/뭉뚱그려(○) 가방에 욱여넣어 두었어요.”

 “몽뚱그려서(×)/몽똥그려서(×)/뭉뚱그려서(○) 말하지 말고 좀 더 자세히 얘기해 봐.”

 

 ‘성미가 유들유들하여 노여움이나 부끄러움을 타지 않다’를 뜻하는 관용적 표현은 ‘반죽이 좋다’입니다. 반죽처럼 부드럽고 유들유들함을 뜻하는 셈이지요. ‘변죽’은 ‘그릇이나 세간, 과녁 따위의 가장자리’를 뜻하는 단어로 ‘변죽을 울리다’와 같이 쓰여 그릇의 가장자리를 쳐서 소리를 나게 하듯이 핵심을 바로 건드리지 않거나 못하고 짐작하게 함을 뜻합니다. “변죽만 울리지 말고 확실한 대책을 내놓아야 해.” “변죽만 올린 이번 조사에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어.” 등과 같이 쓰이지요. 

 “그 친구는 반죽이(○)/변죽이(×) 좋아서 웬만한 일에는 화도 안 내.”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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