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괴나리봇짐, 케케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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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괴나리봇짐, 케케묵다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164
기사입력 2021.04.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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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나리봇짐을 들고 조국을 떠났던 미국 이민 1세대의 애환을 담담하게 보여준 점이 인상적이었어.”

 “영화 ‘미나리’는 빛바랜 사진처럼 캐캐묵은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야.”

 

 일흔다섯의 배우 윤여정의 수상 소감에 집중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는 오스카 트로피보다 더욱 빛났습니다.

 “우리 다섯 명 후보가 모두 승자입니다. 각자의 영화에서 맡은 역할을 소화해냈을 뿐 우리는 경쟁을 한 건 아닙니다.”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잖아요.” “난 최고 그런 말이 참 싫어요. 1등, 최고 그러지 말고 최중만 되면 안 돼요?" “색을 섞어 놓으면 더 아름다워집니다. 무지개도 일곱 가지 색을 가지고 있잖아요.” “진심이 늙은 나를 건드렸어요.” “내가 내 인생을 내 맘대로 할 수 있으면 사치스러운 것 아닌가요?” 

 경쟁사회, 차별사회, 어떤 부분에서 진심이 통하지 않는 세상을 향한 그녀의 담백하면서도 거침없고, 수다처럼 편안한 수상 소감은 유명 배우이기 이전에 자유인 윤여정을 만나는 참으로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괴나리봇짐을 들고 조국을 떠났던 미국 이민 1세대의 애환을 담담하게 보여준 점이 인상적이었어.”

 “영화 ‘미나리’는 빛바랜 사진처럼 케케묵은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야.”

 

세종대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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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어서 먼 길을 떠날 때에 보자기에 싸서 어깨에 메는 작은 짐’을 일컫는 말은 ‘괴나리봇짐’ 또는 줄여서 ‘괴나리’입니다. ‘괴나리’를 ‘개나리’로 쓰는 것은 발음을 쉽게 하려는 경향 때문에 일어나는 오류입니다. 

 “젊은 시절 할아버지께서는 개나리봇짐(×)/괴나리봇짐(○) 하나 달랑 지고 상경하여 이곳에 터를 잡으셨지.”

 

 ‘물건 따위가 아주 오래되어 낡다’, 또는 ‘일, 지식 따위가 아주 오래되어 시대에 뒤떨어진 데가 있다’를 뜻하는 말은 ‘케케묵다’입니다. 여기서 ‘케케’는 ‘여러 켜마다’를 뜻하는 ‘켜켜이’가 줄어든 ‘켸켸’에 ‘일정한 때를 지나서 오래된 상태가 되다’를 뜻하는 ‘묵다’가 결합하여 ‘켸켸묵다’로 쓰이다가 언중들에 의해 단순화 과정을 거쳐 '케케묵다‘가 되었지요.

 “역사는 캐캐묵은(×)/케케묵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이해하고 미래를 여는 열쇠야.”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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