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배송 물건을 실고 나르기를 반복해야 하는 택배 기사들이 과로로 쓰러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요.” 

  “자전거 하나로 온 동네를 누비며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어르신들의 잘다란 문제들까지 해결해 주던 추억 속의 ‘우체부 아저씨’가 생각나네요.

  “무슨(사회적)이슈에 관해서 짧은 관심을 주는 건 되게 많은데 장기적인 관심이 없어서…. 달력은 옆에 1년 내내 두고 보잖아요.” 얼마 전, 여고생들이 직접 만든 2021년 달력이 화제가 되었지요. 택배 노동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직접 달력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는 한 학생이 한 말입니다. 비대면 사회가 장기화하면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 과로로 쓰러지는 택배 노동자들, 그리고 이를 안타까워하는 또 다른 우리들. 삶은 그렇게 끝내도 되는 연극이 아니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사회 문제들이 끊임없이 새롭게 대두되는 또 다른 문제들과 시간에 묻혀 관심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노동과 소득의 분배가 적절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때 ‘호모 루덴스’로서 ‘호모 라보르’로서의 균형 잡힌 삶이 가능해지겠지요.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급증하는 배송 물건을 싣고 나르기를 반복해야 하는 택배 기사들이 과로로 쓰러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요.” 

  “자전거 하나로 온 동네를 누비며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어르신들의 잗다란 문제들까지 해결해 주던 추억 속의 ‘우체부 아저씨’가 생각나네요.

  ‘싣다’는 ‘싣고, 싣지, 싣는, 실어, 실은, 실으니’와 같이 활용하는 불규칙 용언이지요. ‘-어, -은, -으니’와 같이 모음 어미 앞에서만 어간 ‘싣-’이 ‘실-’로 바뀝니다. 따라서 ‘실고[실코], 실지[실치], 실는[실는]’으로 쓰고 발음하는 것은 오류입니다. ‘싣고[싣꼬], 싣지[싣찌], 싣는[신는]’과 같이 쓰고 발음해야 합니다. 

  “싫은 감정을 실지[실치](×)/싣지[싣찌](○) 말고 사실만을 말해보세요.”

  ‘꽤 잘다’, ‘아주 자질구레하다’, ‘볼만한 가치가 없을 정도로 하찮다’를 뜻하는 말로 ‘잗다랗다’가 있습니다. ‘잗다랗다’는 흔히 ‘크기가 작다’ 또는 ‘일이 작고 소소하다’를 뜻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잘다’의 어간 ‘잘-’에 ‘그 정도가 꽤 뚜렷함’의 뜻을 더하는 접사 ‘-다랗다’가 만나 이루어진 단어로서 ‘잗다랗다[잗따라타]’로 쓰고 발음합니다. ‘잘다랗다, 또는 잗따랗다’로 쓰는 것은 오류입니다.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적에 ‘ㄹ’ 소리가 ‘ㄷ’ 소리로 나는 것은 ‘ㄷ’으로 적도록 규정(한글 맞춤법 제29항)하고 있습니다. 다른 예로, 이틀+날→이튿날‘, 술+가락→숟가락’, 설+부르다→섣부르다’ 등이 있습니다.  

  “잘다란(×)/잗따란(×)/잗다란(○) 일에 관심을 쏟다보면 중요한 일을 놓칠 수 있어요.”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