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어리버리한 것은 당신을 똑 닮았어요.”
“안 좋은 것은 다 우리 집안으로부터 되물림 됐다는 것이 평소 당신 지론인거 알아요.”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처럼 일이 잘되면 내 덕이요 잘못되면 남 탓을 할 때가 많습니다. 과연 남 탓뿐일까. 탓하는 것도 습관입니다. 그리고 치유가 쉽지 않고 세대 전이가 쉽다는 점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지독합니다. 우리의 삶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지요. 가족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삶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직간접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대한민국 나아가 지구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한 그 어느 곳에 있더라도, 정도 차이가 있을 뿐 우리는 모두 그 영향권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30년 전쯤 한 종교 단체에서 시작한 ‘내탓이오’ 운동이 다른 종교 단체는 물론 사회 전체로 확산한 적이 있습니다. 남 탓은 또 다른 남 탓을 낳고 갈등을 빚습니다. 모든 것은 나로 비롯됨을 알고 가족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도록 남 탓을 하기 전에 내 생각과 말과 행동을 살펴야겠습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리바리한 것은 당신을 똑 닮았어요.”
“안 좋은 것은 다 우리 집안으로부터 대물림는 것이 평소 당신 지론인 거 알아요.”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어 몸을 제대로 놀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을 뜻하는 말은 ‘어리바리’입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어리버리’는 비표준어입니다.
“그의 어리버리한(×)/어리바리한(○) 행동은 그의 또 다른 매력이야.”
‘사물이나 가업 따위를 후대의 자손에게 남겨 주어 자손이 그것을 이어 나감. 또는 그런 물건’을 일컬을 때 사용하는 말은 ‘대물림’이지요. 한 집안의 혈통을 뜻하는 ‘대(代)’와 ‘물림’이 만나 이루어진 말입니다. ‘물림’은 ‘물려받거나 물려주는 일’을 뜻하는 말로 ‘되돌아가다, 되짚다, 되살리다, 되새기다’ 등과는 달리 ‘도로, 다시, 도리어’를 뜻하는 접두사 ‘되-’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물림’ 또는 ‘물림’으로 써야합니다.
”가난과 학대가 되물림(×)/대물림(○)되는 일이 없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요.“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