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끊킨 호수에 큰고니 떼가 한가로이 노니는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평화롭게 해요.”
“두 날갯죽지를 활짝 펴고 여보란듯이 비상하는 큰고니 떼의 모습은 장관이었어요.”
코로나19로 낚시객이 찾지 않는 호수,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으로 국제적인 보호를 받고 있는 겨울철새 백조류 큰고니 떼가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문득 우리가 그동안 너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자연을 경외의 대상에서 정복의 대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인간은 무분별한 개발로 환경을 파괴하였고 기후 변화를 가속화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인류는 자연의 역습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누구를 탓할 것인가. 코로나19는 결국 인간인 우리들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합작품이자 재앙입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큰고니의 개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소식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지속 가능한 삶과 행복은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 본연의 자리에서 자연과의 상생의 길을 모색할 때 가능하겠지요.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인적이 끊긴 호수에 큰고니 떼가 한가로이 노니는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평화롭게 해요.”
“두 날갯죽지를 활짝 펴고 여봐란듯이비상하는 큰고니 떼의 모습은 장관이었어요.”
‘끊다’의 피동사는 피동접미사 ‘-기-’가 붙어서 ‘끊기다’가 되지요. 이를 알면서도 ‘끊키다’로 잘못 적곤 하는 것은 발음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끊기다’는 [끈키다]로 발음합니다. ‘끊’의 밭침 ‘ㅎ’이 뒤에 이어지는 ‘기’의 ‘ㄱ’와 만나 ‘ㅋ’로 발음하는 발음 축약이 일어난 것이지요. 따라서 ‘끊기다’를 [끈기다]로 발음하는 것도 오류입니다. ‘끊기다’로 쓰고 [끈키다]로 발음해야 합니다. 활용형은 ‘끊기어(끊겨), 끊기니’로 적고, 각각 ‘[끈키어]([끈켜]), ‘[끈키니]’로 발음합니다.
“인터넷이 자꾸 끊키는[끈키는](×)/끊기는[끈키는](○)는 것은 기상 상황과 관련이 있나요?”
‘여봐란듯이’는 여기를 봐라 라고 하는 듯이 ‘우쭐대고 자랑하듯’이를 뜻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부사로서 한 단어지요. 따라서 붙여 써야 합니다. 이와 비슷하게 쓰이는 ‘보란 듯이’는 ‘남이 보고 부러워하도록 자랑스럽거나 떳떳하게’를 뜻하는 관용어입니다. 따라서 띄어 씁니다.
“자식들만은 여보란듯이(×)/여봐란듯이(○) 살았으면 하는 마음 하나 때문에 우리의 부모님들은 평생을 아등바등 사셨지.”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