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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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의 식물원 카페 62

기사입력 2020.08.1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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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빛과 싸우다 2
― ―김해선의 가얏고 산조 유성기 음반 복각본

                                                           송재학

소리를 읽어가면 내가 가진 세계를 에워싸는 또 다른 꿈, 햇빛이 통과하지 못하는 푸른빛 물과 공기의 켜 너머 가야금은 나를 데려간다 찌지직거리는 저 잡음, 대바늘이나 쇠바늘이 긁는 에스피판의 도톨도톨한 홈에서 흘러나오는 저 잡음 속으로 거슬러가고픈 날, 저 소리의 몸을 더듬었을 일천구백이십몇 년의 농현과 마음이 내 귀를 제치고 때로 엷은 때가 묻은 동정 때로 낡은 중절모의 풍경 때로 쓸쓸한 사람의 활동 사진을 느리고 흐리게 갈아끼운다 그러다가 저 잡음마저 숨죽인 푸른 산 푸른 골짜기를 첩첩 쌓아올리는 장양조의 젊은 아낙과 나루터까지 들어오는 새우배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버리는 즁머리산조의 물소리! 그녀, 가얏고, 식민지의 희미한 푸른빛 깊이를 배운 한나절의 학습

                                  문학과지성 시인선 142 『푸른빛과 싸우다』 문학과지성사, 1994


식물원카페1.jpg▲ 김해선 (YouTube에서 캡쳐)
 


“소리를 읽어가면 내가 가진 세계를 에워싸는 또 다른 꿈, 햇빛이 통과하지 못하는 푸른빛 물과 공기의 켜 너머 가야금은 나를 데려간다 찌지직거리는 저 잡음, 대바늘이나 쇠바늘이 긁는 에스피판의 도톨도톨한 홈에서 흘러나오는 저 잡음 속으로 거슬러가고픈 날, …… 그러다가 저 잡음마저 숨죽인 푸른 산 푸른 골짜기를 첩첩 쌓아올리는 …… 그녀, 가얏고, 식민지의 희미한 푸른빛 깊이를 배운 한나절의 학습”
광복절을 지나며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일본이 참회와 반성은커녕 침략과 수탈의 역사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과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분개하고 있습니다만, 우리 민족에 의한 반민족 행위와 친일에 대해서조차 역사적으로 제대로 단죄하고 있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일본의 적반하장과 어처구니없는 태도는, 우리 내부에 뿌리내리며 기생하고 있는 친일 세력에 일정 부분 기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우리의 미흡한 청산과 단죄는, 동서 냉전의 시대적 배경과 민족 사이의 동란(動亂)이 외부적 이유입니다만, 무엇보다 기득권을 가진 친일 세력의 힘을 빌려서라도 정권을 잡겠다는 탐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독일의 전쟁 범죄에 대한 끊임없는 단죄와 반성이, 프랑스의 과거 청산이 부럽기까지 합니다.

조속히 코로나19 극복과 수재 복구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모든 생명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데일리인도네시아]


김해선의 가야금 산조입니다.





김상균 시인.jpg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90년대 초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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