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내 게시판에는 정 대리를 실랄하게 비판하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어.”
“윗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정 대리를 눈에 가시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거야.”
“펜은 칼보다 강하다.” 물리적인 폭력보다 말과 글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환유하여 표현한 말이지요. 우리가 편리하게 누리고 있는 인터넷 환경에서 펜, 즉 말과 글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고 그 펜 앞에 생명이 스러질 때마다 일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서나 자행되던 투석형을 떠올리게 됩니다. 법이 바로서고 신상필벌(信賞必罰)이 공정하게 작동하는 사회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요. 어느 입장에 놓여 있든 서로가 공(功)은 공, 과(過)는 과로서. 대상을 또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한다면 소중한 생명을 극단으로 몰아가거나 스스로 극단을 선택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내 게시판에는 정 대리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어.”
“윗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정 대리를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거지.”
실랄하다 × ⇒ 신랄하다 ○
눈에가시 × ⇒ 눈엣가시 ○
‘사물의 분석이나 비평 따위가 매우 날카롭고 예리하다’를 뜻하는 말은 ‘신랄하다’지요. ‘신랄’을 ‘실랄’로 쓰는 것은 발음할 때 유음화 현상이 일어나 [실랄]로 발음되기 때문입니다.(몰틀알틀 우리말 111회 참고) ‘신랄’은 ‘맵다’는 뜻을 지닌 두 개의 한자, ‘신(辛)’과 ‘辣(실)’이 만나 매움을 강조함으로써 그만큼 말이 모질다는 의미로 쓰이는 한자어입니다.
“그 영화는 미국 사회와 정치를 신랄하게(○)/실랄하게(×) 풍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몹시 밉거나 싫어 늘 눈에 거슬리는 사람’을 일컫는 말은 ‘눈엣가시’입니다. ‘눈엣가시’에서 ‘엣’은 부사격 조사 ‘에’ 뒤에 ‘ㅅ(사이시옷)’이 결합한 형태로서 ‘눈에 든 가시’를 뜻하지요. 이는 보통 ‘사이시옷’이 명사와 명사가 결합할 때 쓰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특수한 예로서 비교적 자주 사용하는 말 중 ‘앞엣것, 뒤엣것, 귀엣말’ 등을 포함하여 극히 일부만을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일본으로서는 윤봉길 의사는 눈에가시(×)/눈에 가시(×)/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지.”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