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준하가 어제 개거품을 물고 언성을 높인 이유가 뭐야?”
“글쎄, 몇 가지 집히는 게 있긴 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외부활동이 제한되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 좋은 기회지만 가족들 간의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지요. 갈등 요인은 언제나 우리 곁에 존재합니다. 서로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갈등은 서로가 ‘다름’을 확인하고 서로에 대하여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갈등 과정에서 불편한 감정이 일어나고 대화 상대에게서 ‘벽’을 느끼는 것은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기 때문이지요. ‘벽’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나의 태도가 빚어낸 결과물인 셈이지요. ‘벽’은 본래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벽’을 느낀다면 그 ‘벽’은 상대가 아닌 내가 만든 것이며 ‘벽’을 허물 수 있는 사람도 바로 나 자신입니다. ‘벽’을 느끼고 만드는 만큼 나는 어리석습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준하가 어제 게거품을 물고 언성을 높인 이유가 뭐야?”
“글쎄, 몇 가지 짚이는 게 있긴 해.”
개거품 × ⇒ 게거품 ○
집히다? 짚이다?
‘게’가 숨쉬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거품을 물듯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몹시 흥분하거나 화를 낼 때 ‘게거품을 물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요. 이를 ‘개거품을 물다’로 잘못 알고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개’와 밀착된 우리의 삶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개소리, 개수작, 개꿈, 개차반, 개XX' 등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우리말에 접두사 ‘개-’가 붙는 단어들이 유독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개거품’으로 인식하는 것이지요.
“개거품(×)/게거품(○)을 물고 비난한다고 그들이 달라질 것 같아?”
‘헤아려 본 결과 어떠할 것으로 짐작이 가다’를 뜻하는 말은 ‘짚이다’입니다. ‘집히다’는 ‘집다’의 피동형으로 ‘손가락이나 발가락에 물건이 잡혀 들리다’를 뜻하지요. ‘짚이다’를 ‘집히다’로 혼동하는 것은 발음이 같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둘 다 [지피다]로 발음되다 보니 이를 분철 표기하는 과정에서 착각으로 인한 표기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김 대리가 왜 갑자기 회사를 그만 두었는지 집히는(×)/짚히는(×)/짚이는(○) 데가 있어?”
“고를 시간이 없어서 손에 집히는(○)/잡히는(○)/짚이는(×) 대로 샀어.”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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