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파투, 얽매어, 얽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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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파투, 얽매어, 얽매여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121
기사입력 2020.06.30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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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한반도의 긴장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 것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에 사사건건 파토를 내는 세력들이 있기 때문이야.”
“미국의 대북제재 조치에 얽매어 남북공동선언들을 실천하지 못한 우리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해.”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시인의 시를 떠올리게 하는 6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껍데기는 가라. /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 껍데기는 가라. // 껍데기는 가라. /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 껍데기는 가라. // 그리하여, 다시 / 껍데기는 가라. /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 아사달 아사녀가 /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 맞절할지니 // 껍데기는 가라. / 한라에서 백두까지 /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한반도의 긴장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 것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에 사사건건 파투를 내는 세력들이 있기 때문이야.”
“미국의 대북제재 조치에 얽매여 남북공동선언들을 실천하지 못한 우리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해.”
 
세종대왕.jpg
 
파토 × ⇒ 파투 ○
얽매어?   얽매여?

‘화투 놀이에서, 잘못되어 판이 무효가 됨. 또는 그렇게 되게 함’을 뜻하고자 할 때 쓰는 말 ‘파투’, 일이 잘못되어 흐지부지됨을 비유적으로 뜻할 때도 사용하지요. 그런데 ‘파투’를 ‘파토’로 잘못 알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파투’가 한자어 ‘破(깨트릴 파)鬪(싸움 투)’임을 기억한다면 ‘파토’로 쓰는 일은 없겠지요.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여행 계획이 파토(×)/파투(○) 났어.”

‘얽매여’가 와야 할 자리에 ‘얽매어’로 쓰는 오류도 아주 흔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얽매어’의 기본형은 ‘얽매다’이고 ‘얽매여’의 기본형은 ‘얽매이다’입니다. 먼저, ‘얽매다’는 ‘얽다’와 ‘매다’가 만나 이루어진 합성어로서 ‘얽어서 동여 묶다’ 또는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도록 몹시 구속하다’를 뜻하고자 할 때 사용하지요. ‘얽매고, 얽매니, 얽매어’로 활용합니다. ‘얽매여’는 ‘얽매이어’의 준말로 기본형은 ‘얽매이다’입니다. ‘얽매다’의 피동형으로서 ‘얽매이고, 얽매이니, 얽매이어(얽매여)’로 활용하지요. 따라서 능동문에서는 ‘얽매어’로, 피동문에서는 ‘얽매여’로 써야겠지요. 위의 문장은 피동문이므로 ‘얽매여’로 써야 맞습니다.
“과거에 얽매어(×)/얽매여(○) 사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거야.”
“직원들을 늦은 시각까지 사무실에 얽매어(○)/얽매여(×) 놓고 일을 시켰던 때가 있었어.”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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