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같잖다,들춰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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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같잖다,들춰내다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119
기사입력 2020.06.1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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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내용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왜곡 보도하는 일본 극우 정치인과 일본 언론의 가짢은 주장은 한일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에요.” 
“진실보다는 의혹을 들쳐내어 막말을 쏟아내는 국내 언론과 유튜버들 때문에도 할머니께서 많이 힘드실 거예요.”

“기사 있는 그대로 내주십시오.”
2차 기자회견장에서 이용수 할머니는 이렇게 호소합니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살피고 밝히고, 필요하면 바로잡고 책임을 물어 풀어야하는 문제들을 진영논리로 바라보고 왜곡, 호도함으로써 겪어야 하는 갈등과 혼란을 우리는 언제쯤 끝낼 수 있을까. 우리들 대다수는 온갖 틀 속에 갇혀 살아갑니다. 게다가 그 틀을 깨기보다는 더 견고하게 지키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길이라고 여기는 듯합니다. 자유를 추구하면서 스스로를 구속하는 아이러니지요.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읽어야 하는 것은 지금까지 살아온 할머니의 삶입니다. 아픔, 슬픔, 소망을 함께 공감하고 거기에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전시 성폭력 피해자로서, 인권 운동가로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 인간으로서 살아온 아흔 두 해의 생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내용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왜곡 보도하는 일본 극우 정치인과 일본 언론의 같잖은 주장은 한일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에요.” 
“진실보다는 의혹을 들춰내어 막말을 쏟아내는 국내 언론과 유튜버들 때문에도 할머니께서 많이 힘드실 거예요.

몰틀알틀.jpg
 

가짢다, 갖잖다 × ⇒ 같잖다 ○
들쳐내다 × ⇒ 들춰내다 ○

 ‘말하거나 생각할 거리도 못 되다’를 뜻하는 말로 ‘같잖다’가 있지요. ‘가짢다’, ‘갖잖다’로 쓰는 것은 오류입니다. ‘같잖다’는 ‘같지 아니하다’에서 왔지만 본래 의미에서 확장되어 새로운 뜻을 지니게 되었지요. ‘다르다’는 뜻의 ‘같지 않다’는 이처럼 띄어 써야 합니다.  
“막말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보면 다른 사람을 가짢게(×)/같잖게(○) 여기는 경향이 있어.”

파헤쳐 끄집어내다, 따져서 드러내다 또는 알아내다를 뜻하는 말로 ‘들춰내다’가 있지요.  ‘들추다’에 내놓다, 드러나게 하다의 뜻으로 쓰는 ‘내다’가 만나 이루어진 합성어지요. 반면 ‘들치다’는 물건의 한쪽 끝을 쳐드는 행위로서, ‘들쳐내다’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들치다’와는 달리 ‘들추다’는 속이 다 드러나게 들어 올리는 행위를 뜻합니다. 따라서 무엇을 찾으려고 자꾸 뒤지거나 끄집어내어 드러나게 하는 행위를 뜻하고자 할 때도 ‘들추다’를 써야겠지요.
“아픈 기억을 자꾸 들쳐서(×)/들춰서(○) 좋을 것은 없어.”
다음은 어떨까요?
“이불을 들쳐보세요/들춰보세요.”
둘 다 사용이 가능하겠지요. 이불 한쪽 끝을 살짝 쳐드는 정도면 ‘들쳐보다’를 이불 속이 다 드러나게 드는 정도면 ‘들춰보다’로 써야겠지요.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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