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기부, 기증, 모자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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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기부, 기증, 모자라다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108
기사입력 2020.03.3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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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라며 마스크를 기증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어요.”
“손이 열 개라도 모자를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는 마스크 생산 현장에도 자원봉사자가 줄을 잇고 있대요.”

리베카 솔닛이 말합니다. “이타주의와 상호부조를 향해 나아가는 다수와 냉담함과 이기심으로 2차적 재난을 부르는 소수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국제적 재난 상황에서 최전선을 지키는 의료진과 공무원, 이에 힘을 보태고자 자원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들, 그리고 이웃과 나누기 위해 직접 손 소독제를 만들고, 필요한 곳에 써 달라며 자신의 마스크를 내놓고 암보험을 해지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훈훈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는 차고 넘칩니다. 이렇듯 대다수의 국민들은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동참하고 나누고 양보하고 기꺼이 고통과 불편을 감수합니다. 세계적인 재난 상황조차도 정치적 프레임으로 바라보려는 정치인과 언론인, 이기적이고 돌발적인 행동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안타깝게 합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라며 마스크를 기부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어요.”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는 마스크 생산 현장에도 자원봉사자가 줄을 잇고 있대요.”

몰틀알틀.jpg
 
기부?  기증?
모자르다 × ⇒ 모자라다 ○

‘기부’와 ‘기증’은 같이 쓰기도 하지만 바꿔 쓸 수 없거나 바꿔 쓰면 어색한 경우도 있지요. 같은 듯 다른 두 단어의 쓰임을 사전적 의미를 통해 살펴보면, ‘기부’는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하여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음’을, ‘기증’은 ‘선물이나 기념으로 남에게 물품을 거저 줌’을 뜻합니다. 즉, 대가 없이 주거나 맡긴다는 점에서는 두 단어가 동일하나 주거나 맡기는 목적에 따라, ‘선물이나 기념’으로 주는 것은 ‘기증’, ‘자선이나 공공’의 목적으로 주는 것은 ‘기부’로 차이가 있지요.
‘기부’와 ‘기증’, 어떤 단어를 선택하든지 언어 현실에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주체가 무엇을 누구에게 어떤 의도로 주거나 맡기느냐에 따라 구분하여 사용한다면 단어가 가지는 본래 의미를 살릴 수 있겠지요. 위의 문장에서 마스크를 ‘기증하다’보다는 ‘기부하다’가 더 적절한 이유도 선물이나 기념으로 마스크를 주는 것이 아니라 공공성이 강조되는 행위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문맥에 따라 보다 적절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이번 바자회 수익금은 전액 불우 이웃을 위해 기부(○)/기증(×)하기로 했어.”
“할아버지의 유지에 따라 소장하고 있던 책을 모두 모교에 기부(×)/기증(○)하기로 했어.”
다음 발화는 어떨까요?
“재산을 자식에게 상속 안 하고 기부/기증하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해.”
둘 다 사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단어의 선택에 따라 재산을 내놓는 목적과 의미가 달라지겠지요. 기부할 것이냐 기증할 것이냐, 고민이 되시나요?

부족함을 뜻하는 말은 ‘모자라다’입니다. ‘모자라고, 모자라니, 모자란, 모자랄, 모자라’ 등으로 활용합니다. ‘모자르고, 모자르니, 모자른, 모자를, 모잘라’ 등으로 잘못 쓰는 것은 기본형을 ‘모자르다’로 인식하기 때문인데 ‘모자르다’는 틀린 표현입니다.
“인간관계에서 넘치지도 모자르지도(×)/모자라지도(○) 않게 적정한 거리를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아.”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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