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외국인 한국어 선생님들 "독창적 한글 배우는 사람 더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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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한국어 선생님들 "독창적 한글 배우는 사람 더 늘 것"

세종학당 외국인 교원·운영요원 3인 "열정 가득한 학생 볼 때 뿌듯"
기사입력 2019.07.1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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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은 한류 열기 속 외국인의 한국 사랑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전 세계 60개국에 분포한 '한류 전초기지' 세종학당이다.

이곳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문화 프로그램을 만드는 외국인 선생님들은 '원조 한류 팬'이자 '한국문화 알리기 선두주자'로써 자신들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12일 막을 내린 '2019 세계한국어교육자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레비나 비아니따 아스따리(24·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세종학당 운영요원), 부 응옥 또안(42·베트남 빈즈엉 세종학당 교원), 예카테리나 콘다코바(23·러시아 야쿠츠크 세종학당 교원)이 대표적이다.

"한글은 독창적이에요. 그래서 너무 재미있게 배울 수 있죠"(부 응옥 또안)

"표현력이 풍부한 게 한글의 매력이죠. 인도네시아어, 영어 모두 할 줄 알지만, 한국어만큼 표현력이 다양한 언어는 없는 것 같아요"(레비나 비아니따 아스따리)

"감정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언어예요. 글자도 아주 예쁘고요. 부드럽게 말하고 싶을때, 강하게 말하고 싶을 때 상황에 맞춰서 다양하게 말할 수 있어요"(예카테리나 콘다코바)

길게는 20년, 짧게는 7∼8년간 한글을 익히고 한국문화를 즐겨온 이들은 16일 유창한 한국어 솜씨로 거리낌 없이 한국의 매력을 늘어놨다.

이들은 사는 곳은 모두 다르지만 서로가 이야기하는 한국의 매력에 공감하며 앞으로 더 많은 자국민이 한국어를 배우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카르타 세종학당의 경우 직장인이 많고 이 때문에 토요반이 가장 인기가 좋아요. 경력 개발, 유학 준비를 위해 한국어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레비나 비아니따 아스따리)

"20년간 공부하고 경험했던 한국을 제자들에게 잘 전달해주고 싶어요.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점점 좋아지는 만큼 앞으로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 인력은 점점 더 필요해질 것입니다"(부 응옥 또안)

"야쿠츠크 세종학당에는 한국 여행을 꿈꾸는 학생이 너무 많아요. 비행기를 타면 4시간 반 만에 한국에 도착하거든요. 맛집 여행, 의료 관광을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예카테리나 콘다코바)

세종학당 레비나 비아니따 아스따리.jpg▲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세종학당 운영 요원 레비나 비아니따 아스따리 2019.7.15 [사진:연합뉴스]
 
케이팝(K-POP)을 통해 한국을 처음 알게 됐다는 아스따리씨는 "슈퍼주니어를 너무 좋아하는 같은 반 친구를 따라 콘서트를 보러 갔다 현장에서 일하는 통역사를 보고 '저렇게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우다 한국어 과외를 받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인도네시아 나시오날대학교 한국어학과에 입학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나시오날대학교는 자카르타 세종학당이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그도 2017년 자카르타 세종학당이 시범운영을 할 때 이곳에서 조교로 일했다. 조교 경험을 살려 지난해부터 운영요원으로 근무하며 세종학당의 다양한 교육, 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 접한 한국문화 콘텐츠 중 최고는 영화 기생충이었다며 "친구들은 너무 무섭다고 했는데 저는 기생충이 지극히 현실적인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인도네시아에서도 기생충의 인기가 대단해 개봉 후 1주일간 영화가 매진이었다"고 덧붙였다.

세종학당 부 응옥 또안.jpg▲ 베트남 빈즈엉 세종학당 한국어 교원 부 응옥 또안 2019.7.15 [사진:연합뉴스]
 
1997년 베트남 호찌민대학교 동방학부에 입학해 처음 한글을 접한 또안씨는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가 활발하지 않던 상황에서 '운명처럼' 한국어학과에 들어가 자신의 미래를 개척했다.

그는 "사실 학교에서 정해준 대로 학과를 선택하던 시절이었다"고 웃으며 "하지만 한국을 배우면 배울수록 한국문화와 베트남 문화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다른 언어보다 더 쉽게 공부할 수 있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는 한국어를 배우기가 힘들었던 시절"이라며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한국어 교육은 꿈꾸기도 어려웠다. 제대로 된 한국어-베트남, 베트남-한국어 사전도 없어 얇은 사전이라도 하나 받으면 다들 너무 행복해했다"고 떠올렸다.

졸업 후 한국과 상관없는 일을 하던 그는 2007년 가톨릭 단체를 통해 한국에 입국해 베트남 노동자 상담·지원 업무를 하며 2년간 한국에 머물렀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효성 베트남 법인, 이마트 베트남 법인에서 근무했고 올해 세종학당에서 한국어 가르치는 일을 시작했다.

세종학당 예카테리나 콘다코바.jpg▲ 러시아 야쿠츠크 세종학당 교원 예카테리나 콘다코바 2019.7.15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에 봉사활동을 하러 온 한국 대학생들을 통해 중고등학교 시절 한국어를 처음 접한 콘다코바씨는 "한국어로 말하는 걸 듣는 순간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며 한국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어조를 동시에 지닌 한국어를 보다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러시아 극동연방대학교 한국어학과에 입학하게 됐고 졸업 후 석사 학위를 딴 뒤 박사 과정을 밟으며 지난해부터 러시아 사하공화국 수도 야쿠츠크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콘다코바씨는 "야쿠트족(러시아 소수민족) 출신이라 야쿠트어를 할 줄 아는데 야쿠트어, 한국어 모두 알타이어 계열이라 어순이 비슷하다"며 "초반에는 쉽게 한국어를 익혔는데 한자와 사자성어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어 배우는 게 너무 힘들어졌었다"고 수줍게 말했다.

그는 처음에 한국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학생들이 갑자기 실력이 느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한 학생의 사례를 전했다.

콘다코바씨는 의욕이 없고 한국어 공부도 힘들어한 한 학생이 한 달간 수업을 듣더니 한국 여행을 다녀와 "편의점에 가서 한국어로 직접 바나나 우유를 샀다"고 자랑을 했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로 소통이 가능해 행복했다고 말할 때 너무 기뻤다"고 이야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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