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상균의 식물원 카페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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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의 식물원 카페10

기사입력 2019.07.0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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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마종기

온천장 금정사 밑 우리 외할머니,
마당 끝 치자나무 드문 흰 꽃 옆에
노방 깨끼저고리 맵시 있게 입으시고
낮은 사투리로 나를 찾으시던
외할머니 그 은근한 손짓이 매해
내 어린 여름방학을 치장해주셨네.
넓게 열린 푸른 별밭의 수박 잔치도
반딧불 어지러워 잠이 오지 않던 밤도
외할머니 신명난 다듬이 소리같이 그립네.
치자 열매 다 익기 전에 서둘러 돌아가시고
해운대 보이는 조그만 산소 가에서
오늘은 외할머니 모시 치마 입으실까
오, 내 부끄러움의 감빛 치자 열매 익는다.
여름만 되면 사방에 계신 외할머니
낮은 사투리로 나 부르시는 목소리 듣네.

                                                            문학과지성 시인선 266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 문학과지성사, 2002


3일 식물원카페.JPG▲ 사진: 김상균
 
“여름만 되면 사방에 계신 외할머니/낮은 사투리로 나 부르시는 목소리 듣네.”
아∼∼ 아∼∼ 외할머니 보고 싶다!

아파트에 사는 구내염 앓던 유기 묘 한 마리가 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여름, 모든 생명이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데일리인도네시아]

Ella Fitzgerald & Louis Armstrong - Summertime


김상균 시인.jpg
김상균 약력
김상균 시인은 서울 출생으로 부산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무크지 <가락>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자작나무, 눈, 프로스트>와 <깊은 기억> 등이 있다. 대학 강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교감으로 정년퇴임하였다.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는 사진작가이며, 일찍부터 영화와 음악에 대한 시와 글을 써온 예술 애호가이자, 90년대 초반부터 배낭여행을 해온 여행 전문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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