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막무가내, 부수다, 부시다, 부서지다, 부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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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막무가내, 부수다, 부시다, 부서지다, 부셔지다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62
기사입력 2019.05.07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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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막무가네로 밀고 막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어.”
“완력을 행사하고 부상자가 속출하고, 문과 집기 등을 부시고……,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러웠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국회는 국민들에게 ‘몸싸움=국회’라는 등식을 소환케 해주었습니다. 국회 내 폭력 사태만은 막아보자는 자성의 목소리와 국민의 바람을 담아 2012년에 만든 국회선진화법을,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들 스스로가 무너뜨리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자괴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 모습은 곧 대한민국의 정치 수준이고 국민 수준이라고 흔히들 말하지요.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을 저버린 이번 사태에 대하여 국회의원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것만이 스스로 무너뜨린 국회를, 무너진 국민의 자존심을 바로 세우는 길이 되겠지요.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막무가내로 밀고 막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어.”
“완력을 행사하고 부상자가 속출하고, 문과 집기 등을 부수고……,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러웠어.”


몰틀알틀.jpg
 
막무가네 × ⇒ 막무가내 ○
부수다?  부시다?
부서지다?  부셔지다?

‘막무가내는 ‘달리 어찌할 수 없음’을 뜻하는 한자어입니다. ‘莫無可奈’, 즉, ‘없을 막, 없을 무, 옳을 가, 어찌 내’를 쓰지요. ‘네’가 아닌 이유가 확실해 졌나요?
이와 관련하여, 일상 대화에서 ‘막무가내’ 대신에 ‘무대포’를 쓰기도 하는데 이 또한 옳은 표현이 아니지요. ‘일의 앞뒤를 잘 헤아려 깊이 생각하는 신중함이 없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은 ‘무대포’가 아닌 ‘무데뽀’이고, ‘데뽀’는 ‘철포(鐵砲)’를 뜻하는 일본어입니다. 따라서 ‘무데뽀’ 대신에 ‘막무가내’로 순화해서 쓰는 것이 좋겠지요.
“막무가네(×)/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요.”

‘단단한 물체가 깨어져 여러 조각이 나다’를 뜻하는 말은 ‘부수다’입니다. ‘부시다’는 그릇 따위를 씻어 깨끗하게 하거나 빛이나 색채가 강렬하여 마주 보기가 어려운 상태에 있음을 뜻하는 말이지요. 
“새로 산 장난감을 아이가 부시고(×)/부수고(부수-/-어)(○) 있어요.”
“새로 산 장난감을 아이가 부셨어(부시-/-었어)(×)/부쉈어(부수-/-었어).(○)
“햇빛이 강하여 눈이 부셨어(부시-/-었어).(○)”
“컵을 물에 부셨어요(부시-/-었어).(○)”

하나 더, 주어나 주체가 남이나 다른 힘에 의해 당함을 나타내는 피동 표현의 경우, ‘짓다→지어지다’, ‘굽다→구워지다’, ‘알다→알려지다’와 같이 일반적으로 접사 ‘어지다’를 사용하지요. 그러나 ‘부수다’의 경우는 ‘부수다→부수어지다(부숴지다)’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부수다’의 피동 표현은 ‘부서지다’입니다. 이는 예외적인 경우로 고어에 근거하여, ‘부서지다’가 ‘부수다’ 이전에 만들어져 이미 자리를 잡은 말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부숴뜨리(트리)다’가 아닌 ‘부서뜨리(트리)다’로 쓰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부수다’는 ‘부수어(부숴), 부수니’ 등으로 활용되고 ‘부서지다’는 ‘부서지어(부서져), 부서지니’ 등으로 활용됩니다. 능동사 ‘부수다’, 피동사 ‘부서지다’만 기억하면 혼란 없이 활용이 가능합니다.
“새로 산 장난감이 [부셔졌어요, 부숴졌어요, 부숴져 버렸어요](×)/[부서졌어요, 부서져 버렸어요].(○)” *피동 표현
“아이가 새로 산 장난감을 [부셔 버렸어요, 부서 버렸어요](×)/부수어(부숴) 버렸어요.(○)” *능동 표현
참고로, ‘부셔지다(부시-/어지다)는 ‘부시다’의 피동 표현입니다. 
“그릇들이 자동세척기 안에서 물에 부셔지고 있어.”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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