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인니 추락 보잉기 조종사들, 긴급교범 뒤지며 해법 찾아 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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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추락 보잉기 조종사들, 긴급교범 뒤지며 해법 찾아 분투

조종석 음성녹음 언론 유출…"기장, 침묵 속 최후의 순간 맞아"
기사입력 2019.03.2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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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명을 태운 채 작년 10월 인도네시아 해상에 추락한 보잉 737 맥스(MAX) 8 여객기의 조종사들이 사고 직전까지 나눈 대화 내용이 언론에 유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인도네시아 저가항공사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는 작년 10월 29일 오전 자카르타 인근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을 출발한 지 13분 만에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21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은 올해 초 서(西)자바 주 카라왕 리젠시(군·郡) 인근 해역에서 인양한 사고기의 조종석 음성녹음장치(CVR)를 분석한 결과 기장과 부기장이 마지막 순간까지 해법을 찾으려 분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사고기의 부기장은 이륙 2분 만에 관제 당국에 "조종상 문제"가 있다면서 고도 5천 피트(약 1천500m)를 유지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겪는지는 관제 당국에 전하지 않았다. 관련 소식통은 조종석에서 오간 대화를 볼 때 비행속도와 관련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기장은 부기장에게 비상시 세부지침이 수록된 긴급 참고교범(QRH)을 보고 대응방안을 찾도록 지시한 뒤 조종간과 씨름을 벌이기 시작했다.

비행기의 기수가 너무 높이 들려 양력을 잃고 추락하는 실속(失速) 위험이 발생했다면서 기내 컴퓨터가 자동으로 기수를 낮춰댔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KNKT·영문 약자 NTSC)가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내 컴퓨터는 추락 전까지 10여분 동안 30여 차례나 기수를 낮췄고, 조종사들은 그때마다 조종간을 잡아당겨 고도하강을 막았다.

기장석 측 받음각(AOA) 센서가 고장 나 실제보다 기수가 20도나 높이 들린 것으로 측정되는 바람에 실속을 방지하는 안전장치인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오작동한 결과다.

이 경우 MCAS와 연동된 항공기 자세제어 장치를 수동으로 전환해야 하지만, 조종사들은 이를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이들은 자세제어 장치가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 조종석에선 비행속도와 고도에 대한 이야기만 오갔다"고 말했다.

20181102 사고 조사 자료 기록 장치.jpg▲ 라이온에어 610편 사고 조사 자료 기록 장치 공개 2018.11.02 [사진: KNKT 웹사이트]
 

대응방안을 찾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가자 기장은 조종간을 부기장에게 맡긴 뒤 직접 QRH를 뒤졌지만, 추락을 면하지 못했다.

내내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던 인도 출신의 31세 기장은 최후의 순간이 다가오자 침묵을 지켰다. 인도네시아인인 41세 부기장은 공포를 이기려는 듯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말한 뒤 기적을 갈구하는 기도를 올렸다.

비행 기록상 사고기는 불과 20초 만에 1천524m 아래로 내려꽂혔으며, 추락 당시 속도는 시속 500마일(약 800㎞)이 넘었다.

조종간이 100파운드(약 45㎏)에 달하는 힘으로 잡아당겨 진 것으로 볼 때 조종사들은 전력을 다해 기수를 올리려 했지만, 추락을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MCAS의 오작동이 추락의 결정적 원인이었는지와, 조종사들이 비상상황에 적절한 대응을 했는지에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보고서는 올해 7∼8월께 나올 예정이다.

2017년 5월 처음 상업 운항이 이뤄진 보잉의 최신 기종인 보잉 737 맥스 8은 이달 10일에도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 인근에 추락해 157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와 관련해 다그마윗 모게스 에티오피아 교통부 장관은 지난 17일 기자들을 만나 "(사고기) 블랙박스 데이터는 지난 10일 발생한 에티오피아 항공기 추락사고와 작년 10월 라이온 에어 항공기 사고 간에 명백한 유사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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