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뿌뿌아 주에서 폭우로 인한 돌발성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최소 68명이 숨지고 69명이 실종됐다.
17일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에 따르면 빠뿌아 주 자야뿌라 군(郡) 센따니 지역에선 현지시각으로 전날 오후 6시부터 강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수또뽀 뿌르워 노그로호 BNPB 대변인은 "이로 인해 같은 날 오후 9시 30분께 돌발성 홍수가 발생해 9개 마을이 물에 잠겼다"고 말했다.
▲ 수또뽀 뿌르워 노그로호 BNPB 대변인 트위터 캡처
현지 군 당국은 갑작스레 불어난 물에 휩쓸려 센따니 지역에서만 주민 61명이 숨지고 69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43명으로 집계됐다.
비슷한 시각 인근 암뻬라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7명이 토사에 매몰된 것까지 합치면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 수는 최소 68명으로 늘게 된다.
이날 피해현장에선 생후 5개월 된 아기가 무너진 집의 잔해에 깔려 있다가 무사히 구조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확한 피해상황이 확인되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재난당국은 이번 재해로 최소 4천150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센따니 지역에는 토속신앙을 믿는 빠뿌아 원주민에게 기독교를 전파하고 교육 기회를 제공하려는 한국인 선교사 8가구가 머물고 있지만, 다행히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 선교사 A씨는 "현지인들은 나무로 집을 많이 짓다 보니 약해서 집이 많이 쓸려갔다. 미국 선교단체가 설립한 선교센터와 학교에서 이재민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센터에는 1천명, 학교에는 300명의 갈 곳 없는 주민들이 있다. 어린아이들이 많은데다 말라리아나 장티푸스 등 전염병이 돌 가능성이 커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고지대에 살아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했던 한국인 선교사들은 집에 있는 쌀과 식재료를 털어 미국 등 다른 국가 선교사들과 함께 이재민 구호에 나섰다.
A씨는 "몇 분은 학교 등에서 직접 음식을 요리해 나눠주고 있다. 오후에 가게 문이 열리면 시내에서 더 많은 식재료를 사 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선 통상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이어지는 우기 때마다 크고 작은 수해와 산사태가 반복된다.
올해 1월에는 술라웨시섬 남부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해 68명이 숨졌다.
작년 12월에는 서부자바주 수까부미 지역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가 마을을 덮쳐 주민 32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