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김영선(13)] 메콩강, 인도차이나의 젖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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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13)] 메콩강, 인도차이나의 젖줄

기사입력 2019.01.1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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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의 'ASEAN 톺아보기' (13)] 메콩강, 인도차이나의 젖줄

메콩강은 세계에서 열두 번째로 긴 하천이다.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해 중국 윈난성과 미얀마·라오스·태국·캄보디아·베트남 등 6개국을 통과한다. 길이는 약 4900㎞, 유역면적은 약 80만㎢에 이른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다양한 생물종을 보유한 생태학의 보고다.

메콩강은 물줄기가 수천 갈래나 되고, 유역 인구 3억3000만 명의 젖줄이 되고 있어 ‘어머니의 강’이란 의미의 명칭에 걸맞다. 비옥한 농경지대와 풍부한 어업자원을 형성하며, 수력발전의 잠재력도 크다. 메콩강 유역 국가들은 특히 쌀농사를 통해 식량안보를 확보하고 있는 주요 쌀 수출국이다.

올 하반기 한국에서는 아세안과의 공식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린다. 메콩강 유역 5개국(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과의 한·메콩 정상회의도 처음 개최된다. 아세안은 견실한 성장세와 발전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글로벌 경기둔화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5.2%대 성장을 지속해갈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관은 전망한다. 아세안 통합의 최대 과제는 아세안 회원국 간 개발 격차를 어떻게 완화하느냐다. 그런 점에서 아세안 후발회원국인 메콩강 유역 국가들과의 정상회의 개최는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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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들어서야 역내 협력 모색

메콩강 유역 국가들은 2차 세계대전 후 식민지에서 벗어났지만 인도차이나 전쟁, 베트남 전쟁 등 수많은 전쟁과 내전에 휩싸였다. 따라서 지정학적 중요성 및 발전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은 탈냉전이 시작된 1990년대 초에 이르러서야 시작됐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992년 메콩강 유역 동남아시아 5개국과 중국(윈난성)을 묶어 확대메콩지역(GMS: Great Mekong Subregion)이란 새로운 지리적 개념을 만들고 도로, 다리, 수로, 철도, 에너지 연계를 통해 이 지역의 개발과 통합을 도모했다. 이런 연계를 바탕으로 북남회랑, 동서회랑, 남부회랑 등 경제회랑이 형성됐다.

1995년에는 메콩강의 수자원 관리와 지속 가능한 개발협력을 위해 메콩강위원회(MRC)가 출범했다. 메콩강 상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1995년 란창댐을 비롯해 여러 개의 대형 댐을 건설하면서 중·하류 국가들은 물 부족, 환경파괴 등 폐해를 입게 됐고, 라오스와 캄보디아도 댐 건설에 적극 나서면서 관련국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수력발전을 최우선 산업으로 하는 라오스는 61개의 댐을 운영하고 있고 2020년까지 38개, 2030년까지 93개의 댐을 추가로 완공할 예정이다. 라오스는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에 전기를 수출하고 있어 ‘아시아의 배터리’라 불리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지난해 발생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댐 붕괴사고에서 보듯이 철저한 안전관리와 환경대책이 중요한 실정이다.

일본과 중국은 더 전략적으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2009년 이래 매년 일·메콩 정상회의를 개최, 이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있다. 지난해 제10차 정상회의에서는 ‘도쿄 전략 2018’을 선언하고 협력방향으로서 연계성 강화, 사람중심 사회, 녹색 메콩을 제시했다.

중국에 메콩강 유역은 동남아 및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핵심루트다. 중국은 란창·메콩 협력 메커니즘을 통해 대규모 투자와 인프라 건설 등 공세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태국도 2003년 ‘에야워디·짜오프라야·메콩 경제협력전략(ACMECS)’을 출범시키며 메콩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방콕에서 열린 제8차 ACMECS 정상회의에서는 교통 인프라 개선, 교역·투자 촉진 및 인적 개발에 중점을 둔 마스터플랜(2019~2023)과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아세안 차원에서는 회원국 간 개발 격차를 해소하고 아세안 통합을 가속화하기 위해 아세안통합이니셔티브(IAI)와 아세안메콩유역개발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처럼 메콩강 유역 국가와의 여러 협력 메커니즘이 존재하고 있지만, 복잡한 이해관계 및 통합 거버넌스의 결여로 크게 진전되지는 못하고 있다.

창의적인 한·메콩 협력 절실

한국은 2011년 이래 한·메콩 외교장관 회의를 매년 개최하면서 이 지역 국가와의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2017년 회의에서는 인프라·정보통신기술(ICT)·수자원·인적 자원 개발 등 6개 사업을 우선 추진하기로 하는 행동계획(2017~2020)을 채택했다. 올해 정상회의로 격상될 한·메콩 회의에서 우리는 어떤 협력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식민지배와 무수한 전쟁을 겪은 메콩강 유역 국가들은 전쟁과 분단의 역경을 딛고 번영을 일궈낸 한국의 전략과 경험에서 뭔가를 배우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실질적인 협력을 기대할 것이다. 우리로선 창의적인 협력방안을 도출해내야 한다. 향후 한·메콩 협력은 지금까지의 정책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접근방식과는 어떤 차별성을 갖는지 분명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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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객원연구원, 前 한ㆍ아세안센터 사무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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