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곤욕/곤혹/욱여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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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곤욕/곤혹/욱여넣다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46
기사입력 2019.01.1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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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점심때마다 뭘 먹을지 곤욕스러워.”
“먹는다기보다는 한 끼 때운다는 생각으로 우겨넣는 거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거나 늘 매식으로 끼니를 때워야 하는 상황이라면 먹는 것도 큰 일거리로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살기 위해 먹는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지요. ‘맛집’들을 찾아다니며 온갖 맛난 음식과 마주하는 ‘먹방’ 프로그램의 출연자들 역시 제작 과정을 들여다보면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합니다. 그러나 살기 위해 먹는다고만 말하기에는 먹는 즐거움이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지요. 그런데 먹는 즐거움은 무엇을 먹느냐에 있기보다는 과일 하나에도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은 수고로움이 있음을 생각하고 감사하며 즐길 줄 아는 마음에 있지 않을까 합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점심때마다 뭘 먹을지 곤혹스러워.”
“먹는다기보다는 한 끼 때운다는 생각으로 욱여넣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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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욕 ?  곤혹 ?
우겨넣다 × ⇒ 욱여넣다 ○

먼저, ‘주위에서 중심으로 함부로 밀어 넣다’는 뜻의 우리말은 ‘욱여넣다’입니다. 이는 ‘안쪽으로 조금 우그러져 있다’는 뜻의 ‘욱다’의 사동사 ‘욱이다’와 ‘넣다’가 만난 합성어지요. ‘욱여넣다’가 와야 할 자리에 ‘우겨넣다’를 쓰는 것은 소리 나는 대로 적거나 ‘우기다’와 ‘넣다’의 합성어로 착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우기다’는 의견을 고집스럽게 내세울 때 사용하는 표현이지요. 따라서 ‘우겨넣다’는 틀린 표현입니다. 
“옷가지를 가방에 대충 우겨넣었어.” (×)
“옷가지를 가방에 대충 욱여넣었어.” (○)

‘곤욕(困辱/욕될 욕)’과 ‘곤혹(困惑/미혹할 혹)’은 의미 차이에도 불구하고 표기와 소리가 비슷하여 혼동하기 쉬운 단어 중 하나지요.  ‘곤욕’ ‘심한 모욕. 또는 참기 힘든 일’을 뜻하는 반면 ‘곤혹’ ‘곤란한 일을 당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태’를 이르는 말로 주로 난처함이나 당혹스러움을 나타낼 때 사용하지요. 
치아 교정기를 했더니 밥 먹는 게 여간 곤욕이 아니야.
갑작스런 질문에 순간 곤혹했어(곤혹스러웠어). 

다음은 어떨까요?
“왜 결혼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곤욕/곤혹스러워요.”
이 경우, 화자의 의도에 따라서, ‘왜 결혼하지 않느냐’라는 질문 자체가 모욕적이고 견디기 어려운 일임을 말하고자 한다면 ‘곤욕스럽다’로, 질문에 대해 화자 스스로 느끼는 난처함이나 당혹감을 표현하려는 의도라면 ‘곤혹스럽다’로 쓸 수 있습니다. 화자가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청자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단어 선택에 유의해야겠지요.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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