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몰틀알틀] 실랑이/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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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틀알틀] 실랑이/어르다

몰라서 틀리고 알고도 틀리는 생활 속 우리말_42
기사입력 2018.12.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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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댓글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는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현대인들에게 정보 공유와 관계 형성을 위한 주요 의사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소통의 기본 수단으로 문자를 사용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문자의 중요성과 올바른 문자 표현의 필요성을 실감하곤 한다. 분명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우리말을 바로 알고 바로 쓰고자 노력하는 분위기가 교민 사회에 형성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 자주 쓰는 말들 중 틀리기 쉬운 우리말을 찾아서 함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자.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인데도 마스크를 하지 않겠다고 해서 아침부터 아이와 실강이를 벌였어요.”
“얼르고 달래도 아이들은 답답하다고 잘 안 쓰려고 해요.”

오늘 전국 미세먼지 ‘나쁨’ 
기상 못지않게 대기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람들 대부분이 불편하고 귀찮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마스크 착용을 꺼린다고 하네요. 미세먼지의 인체유해성과 마스크 착용의 필요성을 알지만 결과적으로 모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처럼 ‘불편하고 귀찮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해야 함’을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자신이든 누군가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위해서, 아는 것을 행하는 오늘을 기대해 봅니다. 

오류를 찾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위의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써야 맞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인데도 마스크를 하지 않겠다고 해서 아침부터 아이와 실랑이를 벌였어요.”
어르고 달래도 아이들은 답답하다고 잘 안 쓰려고 해요.”

18일 알틀몰틀.jpg
 
실강이 × ⇒ 실랑이 ○
얼르다 × ⇒ 어르다 ○

먼저, ‘서로 자기주장을 고집하며 옥신각신하는 일’을 나타내는 표준어는 ‘실랑이’ 혹은 ‘승강이’입니다. 이 두 단어를 조합한 듯한 ‘실강이’이는 틀린 표현이고 ‘실갱이’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역 방언으로 전라도 지역에서는 ‘실랑이’, 경상도 지역에서는 ‘살쾡이’라는 뜻으로 쓰인다고 하네요.
이런 일로 너와 실강이/실갱이 하고 싶지 않아. (×)
이런 일로 너와 실랑이/승강이 하고 싶지 않아. (◯)

다음으로, 위의 두 번째 문장에서처럼 ‘어떤 일을 하도록 사람을 구슬리다’는 뜻을 나타내는 단어는 ‘어르다’입니다. ‘어린아이를 달래거나 기쁘게 하여 주다’, ‘사람이나 짐승을 놀리며 장난하다’는 뜻으로도 흔히 쓰이지요. ‘어르다’는 ‘어르고, 어르며, 어르니, 어르지, 얼러’ 등의 형태로 활용됩니다. 반면 ‘얼르고’의 기본형은 ‘얼르다’이겠으나 ‘얼르다’는 ‘어르다, 돌아다니다, 아른거리다’ 등 여러 가지 뜻으로 쓰이는 제주 방언입니다.
“엄마가 아기를 안고 얼르며 재우고 있어요.” (×)
“엄마가 아기를 안고 어르며 재우고 있어요.” (◯)

하나 더, ‘어르다’와 형태가 유사한 단어인 ‘으르다’는 ‘상대편이 겁을 먹도록 무서운 말이나 행동으로 위협하다’는 뜻으로서, ‘어르다’와는 뜻이 다르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할 때가 있습니다.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구분해서 사용해야겠습니다.
“어름장을 놓다.” (×)
으름장을 놓다.” (○)
“아이가 고집을 피울 때는 으르기 보다는 어르는 편이 좋겠네요.” 

♠ 알고 보면 쉬운 우리말, 올바르게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

* 한글 맞춤법, 표준어 검색을 위한 추천 사이트
국립국어원 http://www.korean.go.kr/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 이익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 교사를 지냄. 현재 한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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