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여름을 보낸 이머징마켓이 이번에는 80달러대 유가라는 다른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개발도상국 통화는 글로벌 무역 긴장과 강 달러, 미국의 금리 인상 등에 타격을 입었다. 이번에는 달러로 거래되는 유가가 4년래 최고치로 뛰어올라 이머징마켓 경제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올해 들어 22% 올랐다.
그러나 터키 리라로 이를 산다면 비용은 두 배로 늘어난다. 인도 루피로는 39%, 인도네시아 루피아로는 34% 더 비싸진다.
▲ 사진출처: 뻐르따미나
이머징마켓 국가와 중앙은행들은 조치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다.
세계 3위 석유 수입국인 인도는 일시적으로 석유 수입 제한에 무게를 뒀다. 브라질과 말레이시아는 연료보조금을 도입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과 필리핀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
연료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중앙은행은 지난주 "원유 가격 상승과 국내 연료 가격에 대한 환율 약세 충격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TS 롬바드의 존 해리슨 이머징마켓 전략 이사는 "이머징마켓은 이미 많은 문제가 있으며 유가 상승이 또 다른 큰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로 석유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속에 유가는 상승하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IB)인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지난주 브렌트유가 내년 중반까지 배럴당 95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터키, 인도, 필리핀, 남아공과 같은 주요 개발도상국들은 석유 전부나 대부분을 수입한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가속을 유발한다. 이미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 중인 국가에 유가 상승은 수입 가격을 올려 적자를 늘리고 통화에 추가 부담을 주게 된다.
TD증권의 사차 티하니 이머징마켓 전략 부대표는 "유가는 분명히 현재 자금 문제를 압박을 받는 국가들에 위험하다"며 "유가가 계속해서 더 높은 수준을 보인다면 외부 적자 긴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더 많은 통화, 비통화 정책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