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쩨 주의 한 불법 유정(油井)에서 불이 나 최소 21명이 숨지고 42명 이상이 중경상을 입었다.
26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25일 오전 1시 30분께 아쩨 주 동부아쩨 군 빠시르 뿌띠 마을의 불법 석유채취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은 인근 주택으로 빠르게 번졌고 최소 5채 이상의 주택이 불탔다. 25일 오후까지도 소방소와 지역재난구조국(BPBD)이 250미터 깊이의 유정에서 치솟는 불길을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지역재난구조국 관계자는 "최소 21명의 사망자는 모두 빠시르 뿌띠 마을주민들이며 구조대가 피해자를 계속 찾고 있다"며 "또 화상을 입고 인근 의료시설로 옮겨진 주민들이 수십 명에 이르는 상황을 고려하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화재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지 경찰과 재난당국은 파이프 용접 작업 중 튄 불꽃 때문에 유정 주변의 석유에 불이 붙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광물부의 아궁 쁘리바디 대변인은 25일 동부 아쩨 주에 있는 뻐르따미나 개발허가구역 안에 있는 무허가 유정에서 발생한 화재라며 뻐르따미나와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현장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 최대 산유국인 인도네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는 지표면 가까이 괴어 있는 석유를 퍼 올린 뒤 수작업으로 지하수와 불순물 등을 제거하는 재래식 원유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유정은 대부분 불법이지만 지역 주민들의 주된 생계수단인 경우가 많아 단속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인 ‘발리 포커스’ 유윤 이스마와띠 공동대표는 “당국이 오래된 유정을 엄중 단속해야 한다”며 “대부분의 불법 광산과 불법 석유 시추는 부패한 경찰과 군대 또는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의 비호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동부아쩨 무허가 유정에서 불길이 솟고 있다. 2018.04.25 [사진 출처: 국가재난방지청 BNP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