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인터뷰]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아세안에 새로운 힘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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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아세안에 새로운 힘 꿈틀"

"미중일 핵심파트너 부상… 對아세안 편견 깨고 인식 한단계 끌어올려야"
기사입력 2016.08.1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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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jpg▲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흔히 동남아라 하면 불법 체류자나 결혼이주 여성을 떠올리시죠? 하지만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 미국도 아세안을 '핵심 파트너'(key partner)로 대합니다. 실제 국제정세를 봐도 아세안에서는 지금 새로운 힘이 꿈틀대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아세안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할 때입니다."

9일 태국 방콕에서 만난 김영선(61)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한여름 더위가 가시기도 전에 다가올 가을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올 가을 동남아시아의 숨은 매력을 국내에 소개하는 행사가 잇따라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센터는 내년을 '2017 아세안 방문의 해'로 정하고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의 주한 대사관과 협력해 '아세안 알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오는 11월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아세안 각국의 유명 셰프를 초청해 국내 미식가에게 선보이는 '2016 아세안 음식축제'를 시작으로 같은 달 7∼8일 전경련과 공동 개최하는 '제4회 아세안 연계성 포럼' 등을 열어 일찌감치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는 구상이다.

"아세안 문화가 낮은 수준일 것이란 편견이 사라졌으면 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 무려 33개가 아세안에 있거든요. 알고 보면 아세안에는 고유하고 고급스러운 문화가 곳곳에 숨겨져 있죠. 국내에서도 아세안에 대한 이해를 넓혀 양측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할 때가 됐다고 봐요."

김 사무총장이 이처럼 '아세안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나선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이 아세안과 주고받는 교류는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아세안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보다 훨씬 뒤처져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한국의 두 번째 교역 상대국이 바로 아세안입니다. 반면 아세안 입장에서는 한국이 5번째 교역 상대국이죠. 아세안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아가는 관광지이기도 해요. 그런데도 여전히 아세안을 바라보는 인식은 추상적, 부정적이죠. 이러한 모순을 넘어서야 아세안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가능할 겁니다."

김 사무총장은 이처럼 관광, 문화 등을 화두로 아세안의 매력을 강조했지만 그 이면에는 37년에 달하는 외교관 경력으로 진단한 국제정세에 대한 통찰이 숨겨져 있다. 그는 1977년 외무부에 입부해 2003년 주(駐) 레바논 대사, 2009년 외교통상부 대변인, 2011년 주인도네시아 대사 등을 거쳤다.

"사실 아세안이 국제정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큽니다.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 미국도 아세안을 핵심 파트너로 대하고 있죠. 동북아 문제를 포함한 아시아 정세에서 동남아가 '열쇠'를 쥔 주인공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해요. 실제로 아세안 국가를 돌며 고위급 인사를 만나보면 주요국들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대(對) 아세안 전략을 수립해놨는지 알 수 있죠." 

한국도 아세안에서 '절실히 필요로 하는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이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게 김 사무총장의 생각이다. 그에 따르면 그동안 동남아는 지정학적 위치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성향으로 나뉘어 있었다. 미국·일본 성향, 중국 성향, 독립적 성향 등이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의 급부상으로 이른바 'G2'(주요 2개국) 시대가 열리면서 회오리가 불고 있다. 아세안에 '새로운 힘'이 꿈틀대는 순간인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한국이 '너무나 필요한 파트너'로 떠올랐어요. 심각하게 얽매인 과거사라거나 외교 정책의 불안 요소 같은 게 아무래도 적은 거죠. 거기에다 한국이 가진 선진 기술, 경제 발전 경험, 국제 마케팅 노하우 등이 아세안에 가장 시급한 요소거든요. 한국이 비집고 들어갈 때라고 봅니다."

한국과 아세안 관계는 올해로 27주년을 맞았다. 김 사무총장의 표현을 빌자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으로서 제 몫을 시작해야 할 때"다. 그가 한국과 아세안 청년 교류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마침 올해는 아세안 10개국 청년 100여 명과 한국 대학생 20여 명이 한데 어우러지는 '2016 한-아세안 청년 네트워크 워크숍'을 태국에서 열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오는 10일까지 방콕, 암파와, 짠타부리 등을 돌며 해양보전 활동을 펼친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아시아 미래를 이끄는 주역이 돼야죠. 다른 어느 나라에도 뒤처지지 않는 인재들이니까요. 그래서 한국 청년들이 대학생 때부터 아세안 청년과 교류하며 국제 경험을 쌓고 시각을 넓혔으면 합니다. 그런 기회를 넓히는 게 젊은 세대에게 물려줄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 간 경제·사회·문화 협력을 증진하고자 2009년 출범한 국제기구로, 2012년부터 '한-아세안 청년 네트워크 워크숍'을 열어 지금까지 청년 300여 명의 교류를 추진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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