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인터뷰] 이준빈, 세계모의유엔대회서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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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준빈, 세계모의유엔대회서 두각

기사입력 2016.02.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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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초, 카타르 도하에서 1년에 한번씩 열리는 세계모의유엔대회(THIMUN)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오만 대사 역할을 맡은 이준빈 군이 개막식에서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이준빈 학생]

한국학생, JIS 대표로 세계모의유엔대회(카타르, 도하)서 두각
소크라테스식 토론 준비에는 독서가 최고 
평소에 친구들과 자유롭게 주제를 던지고 답하는 토론 즐겨

지난 2월 초 카타르 도하에서 1년에 한번씩 열리는 세계모의유엔대회(THIMUN)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자카르타국제학교(JIS. 이하 지스)에서도 고등학교 2개 팀 16명으로 구성된 참가자들을 6회에 걸친 치열한 예선을 통하여 선발하였고, 여기에 한국 학생 3명이 (11학년 이준빈, 10학년 구자현, 10학년 오하언) 포함되어 카타르 도하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특히 이준빈 군은 도하에서 열린 이번 대회 개회식에서 전 세계 6명의 학생 대사들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대표연설을 하는 영광을 안았다. 

청소년들이 다양한 토론을 통해 세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리더쉽을 기른다는 취지로 진행되는 모의유엔 대회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데일리인도네시아에서는 이번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 모의유엔대회에 참여한 지스 11학년 이준빈 학생을 만나 다양한 경험들을 함께 나누고, 모의유엔대회를 준비하는 많은 한인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인터뷰를 요청했다. 

▲ 지난 2월 초, 카타르 도하에서 1년에 한번씩 열리는 세계모의유엔대회(THIMUN)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개막식 모습. [사진: 이준빈 학생]


-- 먼저 자기 소개를 간단히 부탁합니다.

▶ 저는 지스 11학년에 다니는 이준빈입니다. 태어난지 100일이 지나서 자카르타에 왔고, 유치원부터 5학년 때까지 찌따부아나(Cita Buana)라는 내셔널플러스학교를 다녔습니다. 6학년때 지스로 왔습니다.

-- 세계모의유엔대회인 THIMUN에 JIS 대표로 참가했다고 들었어요. THIMUN에 대해서 좀 알려줄 수 있나요? 

THIMUN은 일종의 컨퍼런스입니다. 네덜란드, 카타르, 싱가포르에서 1년에 한 번씩 대회가 열립니다. THIMUN은 The Hague International Model United Nation의 약자로, 헤이그에서 처음 모의유엔대회를 열었고 이후 매년 헤이그를 포함해 세계 주요 도시에서 돌아가며 열립니다. 대회에 따라 참가국과 참가대상의 범위가 달라지고 테러와 리비아 사태 등 국제안보, 인권, 환경보호, 경제개발, 청년과 난민문제 등 다양한 국제 현안에 대해 토론합니다. 

-- 크고작은 모의유엔 대회가 열리지만, 이 세계대회는 규모가 굉장히 크다고 알고 있어요. 어느 정도의 규모였는지요?

▶ 전체 대회를 통틀어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150여 팀, 1,693명의 학생들이 참여했습니다. 토론(디베이트)과 영화제, 국제사법재판소(ICJ.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의 시뮬레이션 등 여러 분야로 나뉘어 개최되었어요. 이번 모의유엔대회는 환경, 테러, 인권, 경제, 평화 등의 다양한 주제들이 주어졌고 각 팀마다 한 나라 대사(Ambassador)의 임무가 정해졌습니다. 저희 팀은 오만이라는 중동의 나라를 대표했습니다. 세계 문제를 대하는 오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죠. 

-- JIS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THIMUN에 참여할 수 있었나요?

 TIMUN 본부에서 전 세계 학교들의 참가신청서를 받아 심사를 거칩니다. 그리고 선별된 학교들에 따로 초청장을 보내는 형식입니다. JIS도 이번 THIMUN 카타르에는 처음 참여했어요.

-- THIMUN에 참여할 학생들은 어떤 방식으로 선발하였습니까? 

 우선 MUN(Model United Nation) 클럽의 신청자들과 사회, 정치 과목의 선생님들이 추천한 학생들이 모여 예선부터 토론을 하면서 계속 인원을 추려 갔습니다. THIMUN에서 내건 주제들을 모아놓고 소크라테스식 토론을 하는 형식이었죠. 형식없이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각자 생각을 자유롭게 답하면서 문제에 대한 답을 찾습니다. 선생님들은 토론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어요. 최종적으로 두 팀이 정해져서 카타르로 가게 되었고, 일주일에 2번씩 모여서 유엔에서 제기되는 세계 문제와 그에 대한 해결책들을 텍스트로 만드는 작업을 함께 하면서 대회를 준비했습니다. 

▲ 지난 2월 초, 카타르 도하에서 1년에 한번씩 열리는 세계모의유엔대회(THIMUN)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오만 대사 역할을 맡은 이준빈 군이 개막식에서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이준빈]

-- JIS팀의 학생대사로 개막식에서 6개 나라만 선발되는 대표연설을 했다고 들었어요. 사실 저도 그 장면을 유튜브로 보고 이 인터뷰를 기획했거든요. 대표 연설은 어떻게 할 수 있게 되었나요?

 우리 팀은 오만을 대표했고, 저는 팀 리더였기 때문에 오만의 학생대사가 된 거죠. 각 나라의 대사 역할을 맡은 학생들이 연설문을 써서 THIMUN 본부에 보냈어요. 본부에서는 150여 개국 연설문 중에서 6개를 뽑았죠. 저는 오만이 세계 평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연설문을 썼는데, 그게 뽑혔죠.  오만에 대해서 조사를 많이 해야 했습니다. 정해진 짧은 시간에 주제와 맞는 연설문을 쓰려고 일주일 내내 고민했고, 메시지를 정확히 말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대회 후에 저희 학교(JIS)에서 우수연설자(Outstanding Speaker)상을 주었어요. 

-- THIMUN에 참여한 3일 동안 어떤 경험들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사흘동안 하루에 6시간씩 정해진 일정에 따라 토론에 참여를 했어요. 모든 나라들과 한 번씩의 토론을 거치기 때문에 토론이 끊임없이 이어졌어요. 몸은 피곤했지만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미리 준비한 연습토론과 자료 덕분에, JIS는 무려 6번이나 주요 주제들에서 가장 주목받는 해결책을 제시한 연설을 할 수 있었어요. 근데 이 대회에 너무 에너지를 쓴 탓인지 돌아와서 병원에 가 링거까지 맞았어요. 

-- THIMUN은 굉장히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는 걸로 알아요. 한국서도 THIMUN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대회에 참여하려고 준비를 따로 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거든요. 지금 11학년이면 학교 공부도 벅찰텐데, 원래 세계 정치나 정세에 관심이 많았나요? 

 하루 한 시간 이상은 세계 뉴스를 보는 편이예요. 습관같은 것이죠. 또 제가 IB 디플로마 과정을 공부하는데 세계 정치 과목을 듣기 때문에 평상시의 학교 공부가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 선생님의 추천으로 모의유엔에 참여할 수가 있었구요. 

-- 한국 학생들이 세계모의유엔에 참가하는 경우는 국제학교 내에서도 드물다고 들었어요.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지요?

 그건 아니예요. 일단 한국 학생들도 THIMUN에 대한 관심이 높고 클럽 활동에 참여하는 인원도 많아요. 그런데 큰 대회에 나가는 경우가 좀 드문 것 같긴해요. 글쎄요…. 제 생각엔 평소에 한국 친구들이 정치나 여러 사회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진 않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친한 친구와 어떤 주제를 놓고 그냥 마구잡이식 토론을 자주 하는데, 한국 친구들과는 그런 경험이 거의 없거든요. 하지만 이번에 THIMUN에 같이 참여한 한국 후배들은 공통점이 많았고, 모두 토론을 즐겼어요. 더 많은 친구들과 세계의 정치, 문화, 지구의 환경 문제 등등에 대해 이야길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아는 건 재밌는 일이잖아요.

-- 평상시 어떤 공부가 TIMUN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독서요. 엄마가 책을 엄청 좋아하세요. 어릴 때부터 읽을 책들을 정해 주셨는데 초등학교 4학년 때 플라톤과 소크라테스를 읽으라고 하셨어요. 그리이스, 로마 철학을 알아야 한다고... 사실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글자만 읽는 식이었는데, 계속 읽다보니까 8학년쯤 어떤 내용인지 조금씩 보였어요. 마키아벨리, 니체, 키에르케고르, 공자, 골드만, 촘스키 등등의 철학을 함께 읽었고, 까뮈나 헤세의 문학을 엄청 좋아하게 됐죠. 책을 읽고나면 엄마랑 같이 토론을 했는데, 의견이 자주 달라서 울면서 싸운 적도 있었어요. 둘이 싸우지 말자고 10학년땐 엄마가 저랑 친한 한국 친구들을 집에 불러서 일주일에 한번씩 고전문학 읽고 함께 토론을 했어요. 그때도 다 생각이 달라서 재밌었어요. 그게 세상을 보는 눈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인터넷으로 다양한 뉴스와 정보들을 접하는 것도 좋구요. 그래서 THIMUN을 준비하면서 제가 그걸 굉장히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THIMUN에 처음 참여하면서 보람도 많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일단 THIMUN에 참여한 것 자체가 신나는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유엔이 세계를 위해 항상 올바른 결정들만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유엔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를 좀더 잘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아쉬운 건 대회가 너무 정신없이 진행되는 바람에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시간이 전혀 없었던 거예요. 

-- 인터뷰에 응해주어서 고맙습니다. 앞으로 원하는 꿈을 찾아서 열심히 나아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서 좀 부끄럽습니다. 한국어 공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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