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도종환 시인 강연 “시에게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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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인 강연 “시에게 길을 묻다”

기사입력 2015.05.2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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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종환 시인은 25일 저녁 자카르타 소재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문학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특유의 차분한 목소리로 자작시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낭송을 시작으로 시인의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삶과 우리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산벚나무 잎 한쪽이 고추잠자리보다 더 빨갛게 물들고 있다 지금 우주의 계절은 가을을 지나가고 있고, 내 인생의 시간은 오후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에 와 있다 내 생의 열두시에서 한시 사이는 치열하였으나 그 뒤편은 벌레 먹은 자국이 많았다……”

도종환 시인은 지난 25일 저녁 자카르타 소재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문학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특유의 차분한 목소리로 자작시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낭송을 시작으로 시인의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삶과 우리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도종환 시인은 문학에 대해 *어떤 꽃은 먼저 피고 어떤 꽃은 나중에 핀다는 걸 알게 한다 * 걸음을 멈추게 한다 * 연민의 눈으로 사물을 보게 한다 * 정서적으로 똑똑한 사람이 되게 한다 * ‘그래도’라고 말하게 한다 * 인생을 아름답게 살라고 말한다 라고 소개했다.    

도종환 시인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이사장 및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정치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신동엽창작상, 정지용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공초문학상, 신석정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환경재단 ‘2006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 ‘고두미마을에서’, ‘접시꽃당신’, ‘당신은 누구십니까’ 등 시집과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등이 있다.

도 시인은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라는 자작시를 인용, “저를 키운 것은 8할이 가난과 외로움이었다”며 “내 인생의 시간은 몇 시일까?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에 와있구나. 아직도 몇 시간이 남아 있구나. 그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제 자신을 꽃에 비유하면 들국화라는 생각을 한다. 친구들보다 느리고 더뎠다"며 "먼저 핀 꽃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냥 그렇게 설계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꽃이 항상 주목 받는 길에 피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진 그는 "그렇지 않아도 된다. 꽃들이 피면 거기가 꽃밭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민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봐야 좋은 시를 쓸 수 있다며, 이생진 시인의 <벌레 먹은 나뭇잎>,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 등을 소개했다. 

도 시인은  "법정 스님은 사람의 마음 속에는 꽃이 있다. 그래서 꽃을 보면 끌리는 것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문학은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쫓기는 시간 속에서 천천히 여유롭게 살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정서적 지능이 인지적 지능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은 시인의 "그 꽃"(내려갈 때 보았네 /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을 인용해, "올라갈 때는 정상이라는 목표 때문에 주위를 보지 못했는데, 내려오면서 여유가 생겨 주변의 꽃이 보였던 것"이라며 "올라가야 한다고만 생각하면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으로서 ‘영혼이 있는 정치’를 강조한, 도 시인은 “영혼이 있는 공무원이 되어야 하며, 영혼이 있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 어떤 일이든 영혼이 있어야 하고, 영혼을 쏟아 부어 함께 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 미제라블>을 쓴 빅토르 위고는 상원의원, 괴테는 장관, 네루다는 대통령을 했다고 소개하며 세계적으로 문인 출신 정치인이 많다고 예를 들며, 그는 "영혼이 있는 정치인, 정치인 같아 보이지 않는 정치인, 불가능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국회의원으로서 포부를 밝혔다. 

도 의원은 자작시 <흔들리며 피는 꽃>을 소개하면서 "처음 시를 써서 후배평론가한테 보여주었더니 함량미달이라 하더라"며 "평론가를 위한 시뿐만 아니라 일반독자를 위한 시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삶 속으로 시가 들어오고 있다며,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외벽에 걸린 시구, 관악구청 청사 정면에 걸린 시구, 공사장 담벼락에 써 놓은 시구 등을 예로 들면서 건물주의 이미지를 좋게 할뿐만 아니라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쉼표를 주고 도시의 품격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작시 ‘담쟁이’를 소개하면서 도 시인은 “내일 내 앞에 어떤 인생이 기다릴지 제 자신도 모릅니다”라며 “절망적인 환경을 함께 아름답게 변화시키자"고 강조했다.

20대 청년의 길을 묻는 한 젊은이에게, 도 시인은 “과거를 돌아보면 늘 과도기였고 격동기였으며 가난했다. 현재의 상황을 받아 들여야 한다. 꽃은 피는 시기가 다르다. 20대는 아직 오전 9시 언저리에 있다. 체념할 때가 아니다”며 “이렇게 밖에 위로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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