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시평) 위조 공화국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시평) 위조 공화국

기사입력 2011.09.25 19:1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위조 공화국

[글: 김문환 칼럼니스트] “이 지구상에서 달나라에 갈 수 있는 국가는 네 곳밖에 없다. 미국과 러시아 사람들은 인공위성을 타고 올라가고, 중국사람은 인구가 많아 인간사다리를 놓아 도달할 수 있고,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매일 세미나를 열고 남긴 종이를 모아 차곡차곡 쌓으면 달나라에 도착할 수 있다.

  ” 이 유머는 32년 수하르또 철권정권이 무너지고 난 직후 너, 나 할 것 없이 말로만 개혁, 개혁을 부르짖으며 연일 좌담과 세미나로 밤낮을 지새우던 시기에, 마악 대통령직에 오른 구스 두르(Gus Dur)가 어느 좌담회 석상에서 ‘실천은 따르지 않고 오로지 말로만 개혁과 민주화를 부르짖는 공허함’을 꼬집은 말이다. 그렇다면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의 사회풍속도는 어떻게 변모되어 있을까?

  인도네시아 국내방송 중에 모 재벌이 소유하고 있는 TV-One 이라는 신생 방송국이 있다. 2011년 7월 5일 저녁시간대에 이 방송의 대표적인 토크쇼 프로그램인 ‘자카르타 로여스 클럽(Jakarta Lawyers Club)’의 종결부분에서 사회자인 까르니(Karni Ilyas)가 “인도네시아는 학력(Ijazah)도 쉽게 위조하고 증명서(Certificate)도 날조하고, 심지어는 헌법재판소 판결문까지 위조하여 가짜 국회의원이 탄생되기 직전까지 갈 정도로 위조관행이 만연되어 있다.”고 멘트한 적이 있다. 특히 헌법재판소 판결문 위조사건은 중앙선관위 위원과 헌법재판소의 일부 행정직원들이 공모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지난 총선은 물론 대선의 정당성마저 의심받을 정도로 그 파장이 우려된다.

  매스컴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남부술라웨시 주 제1선거구에 입후보한 하누라당(Partai Hanura)의 데위 부인(Dewi Yasin Limpo)과 게린드라당(Partai Gerindra)의 머스따리야니(Mestariyani Habie) 후보간의 용호상박 끝에 2009년 8월 14일자로 선관위 결정서에 의해 데위 부인에게 승리가 돌아갔으나 한 달 후인 9월 11일 헌법재판소는 이전 선관위 결정과정에는 서류위조의 혐의가 있다 하여 이를 무효화시키고 머스따리야니의 당선을 확정지었다.

  그런데 데위 부인의 손을 들어준 첫 선관위 결정과정에 당자자인 데위 부인, 선관위 위원인 안디(Andi Nurpati) 부인,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아르샷(Arsyad Sanusi) 재판관 사이에 모종의 수뢰혐의가 있었다는 내용까지 공개되었으나 당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 현재 국회 내무 분과위원회가 진상규명을 하고 있으나 결과에 따라서는 이사건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당시 실시된 총선은 물론 대선의 진정성이 흔들려 현 정권의 정체성에 먹칠을 가하지 않을까 염려 된다. 

  한국사회를 뒤흔들어 놓았던 신정아 학력위조사건은 벌써 수년이 경과하였음에도 그 상흔은 남아 있기 마련이다. 지금 우리 한인사회 내에서도 이 ‘위조’라는 비행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생산활동에 선행되어야 하는 토지수용 문제만 하더라도 위조된 토지등본을 들고 나타나는 전문 브로커들이 횡행하는가 하면, ‘검은 황금’이라는 유연탄을 수입하는데 필수요건인 공인검사기관의 검사증명서가 날조되어 한인기업 또는 한인사업가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안긴 불상사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안타까운 이야기들이며, 여의도 인도네시아 대사관 관저 이전설을 퍼뜨리며 주무관청의 서류까지 위조하는 과감성을 보여 선의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사례 등은 아주 먼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최근 들어 진행되는 대기업의 진출러시가 기폭제가 되어 자회사, 협력사, 관련기업들이 동반 진출하면서 한인사회의 규모가 갑자기 팽배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한인사회의 확대와 재외국민 참정권 시행이 맞물린 상태에서 지금 이곳 한인사회 내에서는 각종 단체와 동호회의 움직임이 두드러지며, 그 과정에서 극소수의 인사들이 자신들의 학력이나 경력을 과대 포장하거나 날조하여 한인사회 파수꾼의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경우도 있다.

  이제 2012년부터 대한민국 재외국민에 대한 참정권이 행사된다. 중앙선관위의 홍보책자를 보면 국내에 주민등록이 있거나 거소신고를 한 재외국민은 대통령선거와 임기만료에 따른 국회의원선거에 참여할 수 있고, 국내에 주민등록이 되어있지 않고 거소신고도 하지 아니한 재외국민은 대통령선거와 임기만료에 따른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에만 참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시행되는 재외국민 투표 향배가 전체 당락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여 각 정당에서는 재외국민 선거 분위기를 과열상태로 몰고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상기 언급한 현행 선거법에는 선거범죄 예방과 단속 조항도 엄하게 규정되어 있음을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2012년 3월 28일부터 4월 2일 사이에 실시되는 제19대 국회의원선거와 2012년 12월 5일부터 12월 10일 사이에 시행되는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인도네시아가 현재 앓고 있는 전염병에 전염되지 않고 공명정대하게 실시되어 그간 유보되어온 국민의 기본권이 당당히 행사되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상기 글은  재인도네시아 한인회에서 발행하는 2011년 8월호 '한인뉴스'에 게재된 내용을 필자의 동의를 받아 전재했음>


 

<저작권자ⓒ데일리인도네시아 & www.dailyindonesi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