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오월입니다. 이 달에는 한 편의 시처럼 은유로 가득한 ‘어른을 위한 동화’ 3편을 축소해서 올리려합니다. 예전에 읽으셨을 동화들인데요...
첫 번째 동화는 나비애벌레의 꿈과 사랑이 담긴 <꽃들에게 희망을>입니다.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며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지 묻게 하는군요.
꽃들에게 희망을 / 트리나 폴러스(Trina Paulus)
줄무늬애벌레는 먹는 것을 중단하고 생각했습니다. "삶에는 그냥 먹고 자라는 것 외에 그 이상의 것이 틀림없이 있을 거야."
줄무늬애벌레는 다른 애벌레들을 따라 사방으로부터 밀리고 채이면서 기둥을 오릅니다. 밟고 올라서느냐 밟혀 떨어지느냐 하는 그 무리 속에는 친구가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저 꼭대기에 무엇이 있기에 이렇게까지 하면서 올라갈 가치가 있는 것일까?"
도중에 노랑애벌레를 만난 줄무늬애벌레는 갑자기 가슴이 뛰었습니다. 모든 것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그 기둥조차 아무런 의미가 없는 듯 여겨졌습니다.
더 이상 올라가지 않기로 한 노랑애벌레와 줄무늬애벌레는 풀밭에서 장난치며 점점 살이 쪄갔습니다. 다른 애벌레들과 싸우지 않는 것이 천국처럼 즐겁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줄무늬애벌레는 이런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데는 틀림없이 이 이상의 것이 있을 거야."
줄무늬애벌레는 기둥으로 기어가서 위를 쳐다보며, 생각에 잠기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 꼭대기는 여전히 구름에 가려져 있습니다. 그 꼭대기가 모든 대가를 치르고 올라갈 정도로 가치 있는 곳으로 생각되지 않는다는 노랑애벌레의 말에 줄무늬애벌레는 혼자서 기둥에 다시 오르기로 합니다.
혼자 남게 된 노랑애벌레는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늙은 애벌레 고치의 얘기를 듣게 됩니다. “노랑애벌레야. 누구나 나비가 될 수 있단다. 나비가 되면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게 되는데 많은 애벌레들은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지. 자기 안에 나비가 될 수 있는 능력을 두고 다른 곳에서 찾고 있단다. 너도 올라와서 나비가 되어 새로운 세상을 찾아보렴."
한편 줄무늬애벌레는 전보다 훨씬 빨리, 다른 애벌레들을 밟고 위로 올라갔습니다. 다른 애벌레들에 비해서 그는 유별났습니다. 만일 어떤 애벌레가 투덜거리면 그는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네가 먼저 못 올라갔다고 해서 나를 욕하지는 마. 우리의 생활이 치열한 경쟁이니까. 오로지 마음을 단단히 먹으라고."
그러던 어느 날 목적지 가까운 곳에 도달한 줄무늬애벌레는 맨 꼭대기에서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제기랄, 꼭대기에 아무 것도 없잖아!" 줄무늬애벌레는 온몸이 얼어붙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높이 올라왔는데, 아무 것도 없다니! 밑에서 볼 때만 좋게 보였던 것입니다. 다시 위에서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기 좀 봐. 이런 기둥이 또 있잖아. 저쪽에도 또.... 아니, 온통 기둥 아냐!"
줄무늬애벌레는 지치고 슬픈 마음을 안고 지난 날 노랑애벌레와 함께 뛰놀던 그 옛 장소로 돌아갔습니다. 그러자 노란 나비 한 마리가 따라오라는 듯 몇 번을 날아갔다가 되돌아오곤 했습니다. 줄무늬애벌레가 따라간 곳은 두 개의 고치가 매달린 나뭇가지였습니다. 나비는 그 고치에다 자신의 머리와 꼬리를 계속 들이밀어 보였습니다. 줄무늬애벌레는 노란 나비가 더듬이를 떨며 무슨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줄무늬애벌레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조연숙] 인도네시아인이 한류 콘텐츠를 활용하는 법](http://www.dailyindonesia.co.kr/data/news/2404/159x113/3035019436_V7p0G5dH_EC82ACECB6A4300.jpg "[조연숙] 인도네시아인이 한류 콘텐츠를 활용하는 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