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민들레는 홀씨를 멀리 날리고 뿌리를 깊이 뻗는 용감하고 모험적인 기질 덕분에 세상 곳곳, 심지어 사막의 한가운데서도 만날 수 있는 꽃이지요.
우리나라, 한국에서 날아오는 봄꽃들 소식에 들뜨다가도 이런저런 불편한 여건들이 마음을 무겁게 하는 요즘입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그토록 가볍게, 그토록 강하게 자신을 지키는 민들레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민들레 / 류시화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렇게 세상 위를 떠다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