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詩鏡 - 희망의 거처 / 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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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鏡 - 희망의 거처 / 이정록

기사입력 2015.03.0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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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얼마나 힘드냐... 혀로 농사지으려면...’ 초등학교 교사인 친구 어머니의 말씀입니다. 그 말씀처럼, 우리의 일상은 여전히 농사짓는 일과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그래서겠지요. 지금도 대보름날이 반가운 것은... 밝은 달을 기다려 소원을 빌어보는 것은... 

소원을 빈다는 것은 희망을 잃지 않겠다는 자기 자신과의 약속일 테니, 이번 대보름엔 밝고 둥근 희망의 거처 하나 잘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희망의 거처 / 이정록 

옥수숫대는 
땅바닥에서 서너 마디까지 
뿌리를 내딛는다 
땅에 닿지 못할 헛발일지라도 
길게 발가락을 들이민다 

허방으로 내딛는 저 곁뿌리처럼 
마디마디 맨발의 근성을 키우는 것이다 
목울대까지 울컥울컥 
부젓가락 같은 뿌리를 내미는 것이다 

옥수수밭 두둑의 
저 버드나무는, 또한 
제 흠집에서 뿌리를 내려 제 흠집에 박는다 
상처의 지붕에서 상처의 주춧돌로 
스스로 기둥을 세운다 

생이란, 
자신의 상처에서 자신의 버팀목을 
꺼내는 것이라고 
버드나무와 옥수수 
푸른 이파리들 눈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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